北, '연합연습 축소' 반응 없이 또 비난…"힘으로 대응할 것"

트럼프 지시 및 '김정은과의 소통'에 대한 언급은 없어
김여정 등 당국자 명의 아닌 매체 논평으로 수위 조절…상황 주시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8.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한미 연합연습 축소 움직임에 대한 평가 없이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거듭 비난하며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이 지난 17일 UFS가 시작된 이후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한은 고위 당국자나 당국 차원의 입장이 아닌 매체의 논평 형식으로 입장을 밝히며 '수위 조절'을 택했다. 한미의 추가 반응을 보며 입장을 다시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적대 세력의 군사적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적 권리 행사는 더욱 명백한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적들의 군사적 위협을 철저히 무력화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적 권리 행사는 더욱 명백한 행동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평은 UFS를 "우리 국가와 지역의 안보 환경에 가장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위협이 되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라고 재차 규정했다.

이어 이번 연습에 주한미군과 한국군뿐 아니라 역외 미군 증원 전력과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전력까지 참가한다면서 "가뜩이나 팽배한 한반도 정세가 다시금 전쟁 발발의 임계점을 맞고 있다"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미 제2보병사단과 제19지원사령부, 제501군사정보여단, 제35방공포병여단 등 미 8군 산하 주요 부대가 참가하고 연합제병협동 실사격훈련과 연합도하훈련, 군수지원훈련 등이 실시된다면서 한미가 밝힌 주요 연습 내용을 일일히 나열하기도 했다.

논평은 한미가 연습의 '연례적·방어적 성격'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침략적·도발적 본질을 무마하려는 상투적 설명"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휘소연습과 10여 차례의 야외기동훈련, 정부 차원의 을지연습에 인공지능(AI)과 무인기, 사이버 등 첨단작전 요소가 확충되고 있다면서 "내용과 형식, 규모, 훈련 방법 등 제반 구성 요소들이 위험천만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논평은 UFS에서 보조 역할에 머물던 유엔사가 정보·사이버·우주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여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전투 기능 부활과 역할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한미 군사동맹의 조련장만이 아닌 지역의 자주적인 나라들의 안보 영역을 공략하기 위한 다국적 침략 무력의 집결처, 현대전 시연장으로 변하고 있다"라고도 비난했다.

논평은 "갈수록 진화되는 적수들의 위협적 행동에는 진화된 새로운 힘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침해하고 위협하는 적수들은 상시 섬멸적인 보복 수단의 정조준권 안에 들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논평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힌 한미 연합연습의 축소 지시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내용만으로 봤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연습 축소 지시나 대북 유화 제스처를 의식하지 않는 톤으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김여정 당 총무부장이나 최선희 외무상,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장 등 고위 당국자나 당국 차원의 메시지를 내진 않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이번 논평이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실렸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연합연습 취소와 관련한 한미의 추가적 조치가 나올 때까지는 내부적으로 '대결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엔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로 UFS를 '침략 전쟁 시연'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전날인 18일부터 연합연습 축소를 위한 구체적 협의를 시작했다.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 연습(CPX)과 총 14건을 진행하기로 한 실기동 훈련(FTX) 모두 대폭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