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와이파이 10분에 1.7달러…러시아인에 공개된 '북한 관광법'
가이드 2명 의무 동행에 촬영도 제한…외국인 관광객 행동 엄격 관리
유료 체험상품 늘리며 관광객 유치…각종 통제는 여전히 '장벽'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러시아 여행사가 최근 공개한 북한 관광 안내서에 평양의 인터넷 이용료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촬영 제한까지 구체적인 관광 수칙이 담겼다.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유료 관광상품을 운용하고 있지만, 가이드 동행을 의무화하고 촬영을 제한하는 등 관광객의 행동은 여전히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러시아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가 공개한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한 안내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정해진 관광 코스 이외에 여러 유로 관광 상품을 운용 중이다.
평양에서 서커스와 악단 공연을 관람하려면 약 20달러(2만 8300원), 축구 경기는 약 30달러(4만 2450원)를 지불해야 한다. 문수물놀이장은 약 15달러(2만 1225원), 미림승마구락부는 성인 기준 30분에 약 15달러다. 평양 맥줏집의 맥주는 500mL 기준 약 0.5~2.5달러(707~3537원)다.
버스와 열차를 이용하는 관광상품에는 해상 유람과 민족의상 촬영, 김치·떡·국수 만들기, 민속놀이, 마사지 등의 선택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 등 전자기기의 반입도 허용된다. GPS 기능이 내장된 휴대전화 역시 가져갈 수 있다.
다만 휴대전화를 가져가더라도 자유로운 통신은 어렵다. 안내문은 외국 통신사업자 사이에 로밍 협정이 없어 외국에서 가져온 휴대전화가 현지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무선인터넷(WIFI) 사용도 가능하다. 평양을 찾은 관광객의 경우 일부 호텔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10분에 약 1.7달러(약 2405원)다. 이메일은 30KB 미만 기준 한 통에 약 2.2달러(3113원)이다.
아울러 안내문에는 관광객이 준수해야 할 엄격한 제한 사항이 기재됐다. 우선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여행 기간 북한 측 가이드의 동행 아래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북한 공항이나 기차역에 도착하면 북한 가이드 2명이 관광객을 맞이하며 이들이 여행 기간 내내 동행한다. 여행사는 가이드 서비스는 의무 사항으로, 관광객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개별 행동도 제한된다. 안내문은 거리나 시설 내부를 걸을 때 일행이나 가이드와 멀리 떨어지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북한 가이드가 여러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현지 전통과 관습을 존중하고 가이드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하지 말라는 내용도 담겼다.
사진과 영상 촬영에도 구체적인 제한이 적용된다. 검문소와 군 초소는 물론 건설 현장과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촬영도 엄격히 금지된다. 제복을 입은 사람은 당사자의 허가가 있어야 촬영할 수 있다. 고려항공 항공기와 기내, 항공사 직원에 대한 사진·영상 촬영 역시 금지 대상이다.
여행 일정 역시 관광객이 임의로 바꾸기 어렵다. 북한 측은 여행사에 사전에 알리지 않고 여행 프로그램을 변경할 수 있으며, 관광객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에 따른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 2024년부터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관광을 재개했다. 러시아 관광객들은 버스와 열차, 항공편 등을 통해 평양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구를 방문할 수 있다.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는 중국인 관광 재개의 조짐도 보인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소비할 수 있는 시설과 체험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지만 관광객의 이동과 촬영, 통신 등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불편한 교통편에 각종 제약까지 겹치며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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