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도 ARF 불참 유력…정부는 대화 복귀 촉구
조현, 21~23일 ARF 등 아세안 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 방문
남중국해·호르무즈 등 식량·에너지 안보 문제 논의
- 한상희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윤주현 기자 = 올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인 ARF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할 것으로 16일 예상된다.
북한은 2000년 ARF에 가입한 뒤 외무상이나 주변국 주재대사 등 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대표단을 꾸려 매년 회의에 참석했다. 북한이 대표단을 아예 보내지 않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도 최선희 외무상이나 북한 대사관이 있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대표단을 파견하려는 기류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ARF를 포함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다.
조 장관은 이 기간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태국과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도 공동 주재하고 주요국 외교장관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쿠팡 문제와 대미 투자 등 현안이 미국,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정부는 북한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ARF에서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북한과의 평화 공존, 상생·공동 성장 구상에 대해 아세안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아세안이 지향하는 평화 공존과 상생·번영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구상과도 맥이 닿아 있다"라며 "평화 공존 정책의 한편에는 북한 비핵화도 당연히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이 균형 있게 반영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대화, 비핵화에 관한 메시지가 ARF 의장성명에 반영되도록 참가국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의장성명은 과거 문안을 토대로 최근 한반도 정세를 반영해 작성되는데, 구체적인 표현과 수위는 현장에서 조율될 예정이다.
ARF와 EAS에서는 한반도뿐 아니라 남중국해와 미얀마, 중동, 우크라이나 등 주요 지역·국제 정세도 논의된다.
정부는 남중국해가 한국의 원료 수입과 물류에 중요한 해상교통로인 만큼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을 준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아세안은 기존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언(DOC)보다 규범력을 강화한 행동준칙(COC)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필리핀을 비롯한 당사국들이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입장 차이가 커 이번 회의에서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행동준칙이 분쟁을 보다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국제법에 따라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며 "한국은 협상 당사국은 아니지만 최종 행동준칙이 우리의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고 제3국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22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제시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 비전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아세안의 수요가 높은 인공지능(AI)과 문화창조산업 분야의 신규 협력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온라인 스캠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한·아세안 경찰 협력사업과 해양안전 분야 해경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비자제도 유연화와 장학·교육·취업 기회 확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개선, 디지털경제·전력망·원자력·사이버 안보 협력도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40주년인 2029년 특별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23일 열리는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취약성이 부각된 식량·에너지 공급망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정부는 식량 위기 때 비축 쌀을 지원하는 아세안+3 비상쌀비축제(APTERR)의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특정 지역이나 공급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와 역내 협력 확대를 강조할 예정이다.
내년 출범 30주년을 맞는 아세안+3가 식량·에너지 위기 등 역내 공동 과제에 대응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한국·중국·일본 3국이 위기 대응에 함께 기여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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