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잠정적 두 국가'로 공존 가능성…'위헌' 아닌 해석 여지 있어"
류지성 법제연 연구위원 "통일 지향 과정에서 형성된 상황으로 해석 가능"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의 '남북 두 국가' 정책을 인정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한국 헌법은 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잠정적 국가 관계를 허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25일 제기됐다.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학명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북한연구학회 '2026 하계학술회의'에서 지난 3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개정한 헌법에서 남북관계와 통일에 영향을 주는 조항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류 연구위원은 북한이 새로 보충한 헌법 2조(영토조항)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남북을 별개의 국가로 취급하는 외형을 갖춘 점과 자신들의 영토를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으로 한정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류 연구위원은 "영토조항과 관련해 우려했던 적대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은 다행이며, 남북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완전히 사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대 국가 관계 설정이 반드시 통일을 포기한 것으로 법 논리가 완성되는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외국이 되면 상대방과의 통일이 당위가 되기 어렵고 급진적 상황이 발생하거나 체제 붕괴시 흡수할 수 있는 명분이 약해진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우리 헌법이 남북관계를 생각보다 폭 넓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있다고 류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우리 헌법 제3조는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을 포기하거나 남북을 영구적인 외국 관계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의 상황을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잠정적·과도적 관계라는 점으로 보면 해석의 여지가 생긴다고 류 연구위원은 봤다.
통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잠정적 두 국가 관계'는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제3조와 제4조를 상충 관계로 보지 않고, 통일의 목표와 평화적 접근이라는 두 원칙을 함께 실현하려는 규범 조화적 해석에 기반하며, 상대방의 국가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통일을 지향한 동·서독의 사례도 참고가 된다고 류 연구위원은 제언했다.
류 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제법적으로 국가성을 갖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전체로서의 한국의 한 부분으로서 외국으로는 간주할 수 없다는 설정을 통해 남북관계의 정상화 및 통일 시까지 평화로운 공존관계를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의할 점은 동·서독은 헌법에 영토조항이 없었고, 연방국가로서의 전통이 있어 상호 국가성을 인정할 수 있는 토대가 우리보다는 좋았던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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