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북 두 국가' 사실상 묵인…핵 문제는 '현실주의적' 관점 드러내"
시진핑, 北에 "자기 나라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 길 가는 것 지지"
中, 하나의 중국' 지지한 北에 일종의 반대급부 제공 가능성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와 북한의 핵보유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것은 사실상 이를 용인하는 효과가 있는 조치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11일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날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번 회담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공식화한 이후 처음 열린 북중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북한의 새로운 대남 노선과 핵보유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전략연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서로가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것을 지지해 줌으로써 두 나라의 정치적 안전을 확고히 수호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을 주목했다.
전략연은 "이는 북중 양국이 상대방의 핵심이익과 국내 정치적 노선을 상호 존중하고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안전'에 해당하는 문제가 대만 문제로 볼 수 있는데,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공식 입장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이같은 북한의 지지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에서 '남북 두 국가' 정책을 사실상 용인했을 수 있다는 게 전략연의 분석이다. 흡수통일에 예민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안전'에 해당하는 문제가 통일을 더 이상 국가 목표로 추구하지 않고 남북을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는 '두 국가론'이라는 측면에서다.
전략연은 "중국이 북한의 두 국가론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견을 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가 '두 국가론'을 인정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두 국가론을 반대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북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으로 보인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전략연은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단기에 해결이 어려운 문제로 인식하고 이 사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시 주석이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유엔을 언급하며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유엔 체제와 유엔의 대북제재의 현실을 전면적으로 무시하면서까지 북핵을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략연은 그러면서도 "중국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정책 기조가 과거보다 한층 현실주의적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시 주석이 군대 간 교류를 포함해 북중 관계 발전에 대한 4가지 의견 중 언급한 '전략적 협력 내실 구축'을 주목했다.
전략연은 이 언급을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북중 양국 간 공조를 심화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는 당초 우리 정부가 중국에 기대했던 '중재자' 역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략연은 "북한과 중국이 당과 정부뿐 아니라 군대 간 교류 확대를 명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북중 협력이 안보·군사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한미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을 사실상 묵인하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심화한다면, 중국은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시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한미의 경각심을 환기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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