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진핑 방북설 속 中 두둔 나서…주한미군 '단검론'에 발끈

"美 대중 압박 전략 반영" 주장…전문가 "中 편들기 해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언급한 미국 군 수뇌부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북한이 공개적으로 중국을 두둔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북중 밀착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명의 기고문을 통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을 비판했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또는 고정된 항공모함과 같다"며 "북한을 격퇴하는 것을 넘어 역내 작전과 활동에 매우 중요한 위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한미군을 중국을 겨누는 '단검'에 비유해 중국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김명철은 기고문에서 해당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미국 행정부의 계산된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동맹국들을 대중국 견제 전략에 동원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다.

북한의 이번 반응은 중국 측이 내놓은 비판과도 궤를 같이한다.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한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은 워싱턴의 승인을 받은 것인가, 아니면 중미 정상의 베이징 회담 공감대에 도전하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하나의 중국' 지지 이어 "선 넘었다" 中 비판에 北도 가세

북한이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중국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북중 관계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김 총비서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가 하나의 중국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왕 부장이 당시 방북이 시 주석의 방북 일정 조율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에서, 북한이 나름 '파격'적으로 중국에 입장에 힘을 실어준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중국 항공사의 평양 노선에 기존보다 큰 기종이 투입되고 화물편 운항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김일성광장에는 외국 정상 환영행사 때 사용되는 구조물들이 설치된 정황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메시지가 시 주석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북중관계 복원 흐름 속에서 북한이 중국의 민감한 안보 현안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주며 양국 간 전략적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브런슨 사령관은 그동안 주한미군 역할 변화나 대만 유사시 중국 견제 필요성 등을 꾸준히 언급해 왔는데 북한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단검'이라는 더욱 강한 표현이 사용된 측면도 있지만 시진핑 방북설이 나오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중국 편을 들어주는 모습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중관계가 복원·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을 비판하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