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광장에 외국 정상 맞이 준비"…'시진핑 방북' 아직 살아 있나

NK뉴스 "평양 순안공항에서도 고위급 외빈 맞이 준비 동향 포착"
시진핑 방북해도 남북·북미 중재 역할은 쉽지 않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외국의 고위급 방문단을 맞이하기 위한 특별 행사를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31일 다시 제기되고 있다.

평양에 '고위급 외빈' 방북 준비 동향…북·중은 모두 '침묵'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평양 김일성광장에 과거 외국 정상급 인사의 환영식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구조물들이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물은 최근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로 외교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촬영한 영상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됐다고 한다.

NK뉴스는 평양 국제공항에서도 대규모 해외 방문단의 도착을 준비하는 것처럼 계류장 일부를 비워둔 듯한 동향이 나타났다며, 이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등 주요 우방국 지도자들의 방문 때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등은 시 주석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은 아직까지 관련 내용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과 중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는데, 평양 일대에서 외국의 고위급 인사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동향이 파악되면서 그의 방북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것도 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신화통신에 따르면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이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시 주석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이 6월 첫째 주에 방북할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한-싱가포르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2026.5.28 ⓒ 뉴스1 박정호 기자
방북 성사되면 한반도 정세 변화 논의에 주목…北, 아직은 '대화' 준비 안 하는 듯

시 주석이 북한을 찾게 되면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시 주석의 방북설을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북중 간 교류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한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후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중국, 북한을 거쳐 방한하면서 그를 통해 북한이 대화로 나올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그의 방북을 계기로 오히려 북한이 외부와의 대화에 아직은 관심이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한반도 중재자로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졌다.

지난 26~27일 북한을 방문했다가 한국을 찾은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이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당장은 바꿀 뜻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북한은 확실히 현재는 러시아와 가까우며, 중국은 정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남아 있다"며 "미국 또는 한국, 일본과는 소통 채널을 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재 대외 접촉에는 무관심하며, 내부 결속과 군사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9월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걷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아직은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되도 그가 북미·남북 대화를 매개하기보다는 북중 양자 간의 경제적 협력을 논의하거나, 북중러 밀착 구도를 과시하는 게 더 우선순위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0일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채택한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제창에 관한 공동성명'에도 미국의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북한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성명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역내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 모든 국가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외교적 고립·경제 제재·무력 압박 등 수단으로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데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정세에 중요한 변화를 줄 카드가 없이 단순 밀착만을 위해 북한을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북한 방문 전 중국을 먼저 찾은 것도 정세 변화와 관련한 준비를 위한 동향일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관점에서다.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과 중국의 관련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이 확정된다면 중국으로부터 이에 대한 '언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잘 모르겠지만 지난해 9월 김정은의 방중 이후 답방 성격에서 양측이 계속 시 주석의 방북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관련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의 설명도 듣고 우리 정부의 입장도 설명을 하며 소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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