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I 기능 적용한 신형 순항미사일 첫 공개…"전방군단 현대화 지속"

'남부 접경 국경화' 맞물려 포격 중심에서 탄도탄 중심으로 작전 계획 전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이 26일 단행한 미사일 도발이 한국을 겨냥한 전방 배치용 신형 전술무기 시험이었다고 27일 밝혔다. 북한이 최근 전방 군단의 '현대화'에 속도를 내면서 기존의 '대량 포격' 중심의 화력 운용에서 벗어나 탄도미사일을 대거 동원해 남한 전·후방의 주요 군사 기지·무기체계·지휘시설 등을 일시에 정밀 타격하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전날 단행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전술탄도미사일(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새로운 전투부의 위력과 사거리 연장형 240㎜ 유도방사포탄의 초정밀 자율유도항법체계의 성능, 전술순항미사일의 인공지능(AI) 유도 명중 정확성 등을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AI 성능 더해진 전술순항미사일 첫 공개…지형지물·핵심 표적 자동 인식

특히 북한이 이날 처음 공개한 전술순항미사일은 기존 북한이 운영해 온 중거리 전략순항미사일과 달리 전방 부대에서 단거리 타격을 위해 다연장 방식으로 운용하는 전술급 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은 전술순항미사일에 '지형 대조 항법체계'를 적용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사일의 항법 시스템에 지형 정보를 입력해 미사일이 지형의 특성에 맞춰 비행하도록 설정한 것이다.

이는 저고도로 비행해 은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하는 순항미사일의 특성을 감안해, 남북 접경지의 산악 지대에서도 지형의 방해를 받지 않고 적절한 비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또 순항미사일에 인공지능(AI) 말기 유도 기능을 탑재했다고도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미사일이 비행의 종말 단계에서 사전에 학습된 '핵심 표적'을 자동 인식해 타격의 정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이동식발사대(TEL)나 전차 등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는 무기체계를 '타격의 우선순위'로 학습시킬 경우 미사일이 목표 지점에 도달해 자동으로 우선순위 목표물을 설정해 타격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 군도 개발 중인 능력으로, 한화에어로시스템이 개발 중인 '배회형 정밀 유도 무기'(L-PGW)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AI 학습에 따라 미사일이 표적의 가치를 판단해 상공을 '배회'하다가 핵심 표적을 타격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 순항미사일을 활용해 유사시 남북 접경지에서 은폐·엄폐된 우리 측의 주요 무기체계가 노출되는 즉시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또 하나의 발사대에서 240㎜ 유도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을 함께 운용할 수 있는 '경량급 다용도 미사일 발사체계'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여러 발의 방사포나 '결정적 타격'을 위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 발사대에서 같이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오늘 진행된 중요 무기체계 개발 시험들은 우리 군사력 갱신의 뚜렷한 신호다", "우리 군대의 화력체계들은 자동화·장거리화·초정밀화를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김 총비서는 이어 "대적하는 세력이 이론적으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 군대의 작전 수행에 있어서 필수적 조건"이라며 현대화한 전방부대의 무기체계 성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사정포로 '무차별 타격' 대신 고차원적 무기로 정밀·집중 타격…전방에서 후방도 노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간 전방지역에서 수도권에 대한 무차별적 타격을 위한 장사정포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화한 무기를 활용해 한미의 주요 군 기지와 지휘시설 등 핵심시설을 정밀·집중 타격하는 방향으로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방에서 우리 측 후방까지 노리는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전술 타격 체계를 정밀·장거리·자동화 방향으로 일괄 현대화하고 있다"라며 "방사포와 전술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을 하나의 정밀 타격 복합체처럼 운용하려는 흐름이 나타난다"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특히 "발사 원점이 군사분계선(DMZ)에 가까워질수록 비행시간이 짧아지고 탐지·요격 시간도 줄어든다"라며 "북한이 전방부대에서 방사포와 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방사포, 전술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날아올 경우 탐지·요격 체계가 이를 사전 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한이 공개한 '경량급 다용도 미사일 발사체계'에 대해 "우리 군의 '천무'나 미국의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처럼 하나의 발사대에서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을 혼합 운용하는 개념과 유사하다"라며 "여러 종류의 탄종을 포드(Pod) 방식으로 교체 장착할 수 있어 신속한 재장전과 기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무기 고도화 못지 않게 재래식 미사일의 정밀 타격 능력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북 두 국가'를 선언하고 접경지역의 요새화를 추진 중인 북한이 전방 지역에 고도화한 무기체계를 더욱 집중적으로 배치해 유사시 초기에 우리 측을 제압하는 전략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