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셀카' 싱가포르 외교장관, 北·中 거쳐 방한…"北 의중 파악 기회"
베이징·평양 방문 후 서울로…외교·통일 장관과 만날 예정
北의 대미·대남 인식 등 '대외사업' 구상 파악 가능성에 주목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셀카'를 찍어 화제를 모았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중국과 북한을 잇달아 방문한 뒤 한국을 찾는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중 정상회담과 중국의 북미 대화 '중재' 역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반도 정세 전망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과거 북미 대화를 중재한 싱가포르의 외교 수장이 남북을 연이어 방문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향후 외교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정보'가 입수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은 전날인 26일 평양에 도착한 발라크리쉬난 장관과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담했다.
신문은 양측이 외교 당국 간 교류와 협조 강화, 양자관계 발전 방안,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최 외무상은 회담에서 "조선-싱가포르 친선협조 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강화발전시켜 나가려는 공화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지난 24일부터 중국·북한·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총비서의 야간 시찰에 동행하며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싱가포르의 외교장관이 방한하는 것은 20년 만으로 그 자체로도 이례적인 일정인데,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한반도 정세의 당사자인 중국, 북한을 거쳐 방한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이한 행보로 평가된다. 그의 이번 방한 목적이 한국과 싱가포르의 '양자관계' 발전에만 있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외교가에서는 싱가포르가 북한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외교 노선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북한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은 상대국인 만큼 최근 정세에 대한 인식을 보다 솔직하게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와 북한은 지난 1975년 수교했다.
싱가포르는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외에도 북한 관련 이슈에 적극 관여한 전례가 있다. 지난 2009년 임태희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전 노동당 대남비서(2015년에 사망)를 비공개로 만난 것이 그 사례다.
정부도 발라크리쉬난 장관의 방북 결과를 신중한 태도로 주목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북한에 갔던 손님이 남한에 와서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발라크리쉬난 장관과의 면담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의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은 2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이지만, 정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비공식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북한의 대남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보인 북한이 제3자를 통해 한국에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작다는 점에서다.
그보다는 발라크리쉬난 장관의 방한을 통해 북한이 현재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간 러시아와 밀착해 온 외교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바꿀 것인지 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