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설에 북중 모두 '조용'…깜짝 방북 가능성은?

방북 '무산'인가 '연기'인가…정상회담 동향 감지 안 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9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에 북한을 찾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지 일주일여가 흘렀지만 관련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정상회담이 실제 논의됐지만 무산 혹은 연기됐을 가능성과, 애초에 나온 방북설이 '뜬소문'일 가능성이 26일 동시에 제기된다.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시 주석이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데 이어 김 총비서와도 만난다면 정세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례적 '광폭 행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며 타임지의 보도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소문'의 당사자인 중국과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한 여러 관측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은 특유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식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인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임지의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부인에 가까운 입장으로 보이지만, 해당 보도를 완전히 부인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은 사회주의 우호 이웃 국가이며, 양당·양국은 오랫동안 우호 교류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며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지역 평화·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덧붙였다.

북한은 아예 시 주석의 방북 관련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7년 전인 2019년 6월 20일 시 주석의 방북 때는 방북 사흘 전인 17일에 해당 내용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3일 중국의 '전승절'(항일 무장투쟁 승리) 80주년을 맞아 김 총비서가 베이징을 방문하기 닷새 전에 관련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전례를 감안하면 시 주석의 방북이 이번 주에 이뤄지기 위해서는 금명간 관련 발표가 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양측의 공식 발표 외에도 위성사진을 통한 북한 공항 및 평양의 시 주석 맞이 동향이 파악되거나, 주변국과의 외교적 소통을 통해 파악될 수 있는 시 주석의 방북 동향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어 실제 방북 관련 논의가 아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10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을 방문하는 장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중, '의제' 맞지 않아 정상회담 연기했을 가능성도

다만 시 주석의 방북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라 '연기'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측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는 진행했지만, 아직 주요 의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이 북한에게 '받을 것'이 없이 평양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중국보다는 러시아와 더 밀착하는 북한이 당장 시 주석에게 안겨줄 선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올해 2월 9차 노동당 대회와 3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런 김 총비서의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논의한 뒤 방북한다는 시 주석을 반갑게 맞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25일 김 총비서가 중국의 '산시성 탄광 가시 폭발 사고'에 대해 시 주석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하는 등 북중 모두 관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공감대'는 확실하게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쟁적 공존' 관계를 설정하면서 극한 대립을 피하고, 푸틴 대통령과는 '대북제재 반대' 입장을 모으면서 향후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커진 듯한 모양새다.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위해 북한보다도 시 주석이 방북에 더 의욕을 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한 것도 정상회담 조율 차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이 시 주석의 '깜짝 방북' 방식으로 전격적으로 개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