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속 미·중 정상회담 열린다…한반도 문제 논의에 정부도 촉각

중동 전쟁·미중 갈등·대만 문제 등 산적…한반도 문제 논의 수준 주목
지난해 10월 트럼프 방한 때보다는 북미 접촉 가능성 작아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일 약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미·중 정상회담에 임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 전쟁과 관련된 현안은 물론 북핵 등 한반도 문제의 논의 가능성도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 머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찾는 건 집권 1기 때였던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이다. 당초 그는 지난 3월 말 방중할 계획이었지만,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습을 결정하며 회담 일정이 한차례 미뤄졌다.

예상 밖으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며 정상회담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미·중은 최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소통을 진행하며 이번 회담은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2주 뒤 시 주석을 만나러 갈 것이며 그 자리를 고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주부터는 베이징 일대에서 미국 대통령의 전용 방탄차인 '비스트'를 포함한 경호 장비들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

이번 미·중 회담의 최대 현안은 중동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을 향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호위 작전' 등에 동참하고 이란을 설득해 해협을 열도록 역할을 해야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이란의 석유 제품 수입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 국가들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는데, 이는 중국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이란과의 관계를 과시해 미국과의 기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만약 14일 이전에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전격 타결된다면 미·중 회담에서 양자 간의 사안이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양자 현안인 관세 전쟁 휴전 연장 여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경쟁, 대만 문제 등이 협의 대상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2018년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합의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 수준이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중동 문제의 심화에 한반도 및 북한 관련 의제는 아예 거론되지 않거나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왕이 외교부장이 약 7년 만에 북한을 찾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난 점을 고려하면, 대북 문제가 예상 밖으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줄곧 피력해 온 상황에서, 북한이 북·미 대화의 조건을 중국을 거쳐 미측에 전달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제재 완화를 보장해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문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건은 중국이 '한반도 중재자' 역할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달려 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인 오는 17일 북한 선수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대북 접촉면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다만,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에는 북·미 간 만남을 대비한 여러 징후가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달라져 북·미 간 유의미한 접촉은 요원하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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