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정권' 북한판 K9 자주포 내세운 北…대남 공격 태세 높였다
지난달 전술탄도미사일에 이어 이번엔 신형 자주포 전방 배치 예고
"개헌 통해 영토 조항 신설 후 대남 물리적 압박 수위 높여"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서울을 사정권에 두는 신형 155㎜ 자주포를 선보이며 이를 올해 안에 최전방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헌법 개정을 통해 남북을 '두 국가'로 가르겠다는 취지의 영토조항을 신설한 데 이어 남북 접경지의 군사력을 강화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적대적 압박 수위를 점층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지난 6일 중요군수기업소를 방문한 소식을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올해 중에 남부 국경 장거리 포병 부대에 장비시키게(실전배치하게)된 3개 대대분의 신형 자행 평곡사포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했다"며 "부대 시험 계획에 따라 진행된 신형 155㎜ 자행평곡사포(자주포)의 각이한 주행·지형극복, 잠수도하시험, 개량 포탄 사격 시험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청취했다"라고 전했다.
155㎜ 신형 자행평곡사포는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지상 무기 중 하나다. 한국 K9 자주포와의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존 자주포 대비 사거리를 늘리고 기동성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무기체계를 둘러본 김 총비서는 이 자주포의 사정권이 "이제 60㎞를 넘어선다"라고 밝혔다. 전방부대에 이 자주포를 배치할 경우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경기 북부와 서울 등이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탄두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곡사포는 산 뒤에서 발사할 수 있어 은폐·엄폐성을 높이고 반격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북한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때도 122㎜ 곡사포를 사용한 바 있다.
북한이 신형 포를 전방 전 지역에 배치한다면 경기 북부 및 강원도 산간 지대에서 은폐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이러한 화력 타격 범위의 급속한 확대와 표적 격파 능력의 비약적인 향상은 우리 군대의 지상 작전에 커다란 변화와 유리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무장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는 현실적 조건에 토대로 역량과 기재 이용에 대한 작전상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신형 무기 체계의 실전 배치와 군 구조 개편이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남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 집중해 온 북한이 이제는 단순히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주요 도시를 겨냥한 '정밀 타격' 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날 노동신문이 '남부 국경(접경지) 장거리 포병 부대'와 '3개 대대분'이라는 구체적인 배치 위치와 규모를 언급한 것 역시 한국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도발 수위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행보는 최근 북한이 개헌을 통해 영토조항을 신설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새롭게 개정된 헌법 제2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북한 헌법에 영토조항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을 더 이상 '통일을 지향하는 같은 민족'이 아닌 완전히 '다른 나라'로 보겠다는 항구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됐다. 게다가 김정은 총비서가 한국을 '적대 국가'로 규정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를 근거로 전방지역에 각종 신형 무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서울을 비롯한 주요 주한미군 기지들을 사정권에 둔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11라'형 시험발사 성공 소식을 알리기도 했는데, 이때도 전방의 1, 2, 4, 5군단장이 모두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화성-11라'가 전방부대에 집중 배치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여기에 신형 자주포까지 최전방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 개헌을 통해 정해진 자신들의 '새 영토'를 물리적으로 사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기존의 '물량 공세' 위주의 포병 이미지에서 벗어나, 60㎞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155㎜ 정밀 타격 체계를 선보임으로써 서울과 수도권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며 "이 포병 전력이 실제 전방에 배치될 경우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북한 포병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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