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2010년 전부터 '구성' 업데이트…야권 숭미 지나쳐"

'제3기 2030청년자문단 발대식' 및 '미래대화' 참석
"빅터 차 美 대북 정책 실패 선언 인상적…거기서 출발해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9일 경기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제3기 2030청년자문단' 발대식과 청년들의 '미래 대화'에 참석했다. (통일부 제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 '평북 구성' 핵시설을 공개 언급한 것에 대해 재차 해명했다.

정 장관은 29일 경기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제3기 2030청년자문단' 발대식과 청년들의 '미래 대화'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당시 '구성'이라는 지명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구두 발언에는 없었지만 "내 머릿속에는 있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내용이 미국 측의 연구기관의 보고서에도 나온 내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2024년 브루스 베넷 박사의 인터뷰, 2025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 때 북핵 중단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영변, 구성, 강선 등 4군데나 된다고 언급했지만 당시 야권 의원들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9개월 후인 지난 3월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재차 '구성'을 언급했는데 "그로시 말에 구성은 없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오래전인 2010년 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 9·19 베이징 6자 공동성명을 지휘했던 당시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장으로서 그 이후에도 계속 업데이트 해왔고 팔로우를 해왔다"며 "특히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변 이외에 (핵시설이) 더 있다니 당연히 관심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얘기가 강선, 구성 이걸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지난달 6일 정 장관이 국회에서 영변과 강선에 이어 구성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발언한 이후 미국 측이 '한미 간 공유된 비공개 정보가 공개됐다'는 취지로 불만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하면서 한미 간 갈등 요인으로 부각됐다.

정 장관은 앞선 두 번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문제 제기를 하자 야권에서 문제를 삼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이 사람들은 미국 국회의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 국회의원이라면 국익을 대표하고 대변해야 한다"며 "미국이 이게 정보 공유 제한한 것이 억지스럽다 안 맞다면 '그럼 빨리 풀어라'라고 얘기하는 것이 국익"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말로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안보 사안에서 숭미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숭미주의"고 덧붙였다.

아울러 야권에서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헌법 제3·4조에 위배돼 공론화를 거치면 안 되는 사안이며 이는 정 장관의 경질 사유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그분들의 논리고 국민 다수의 시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지난 21일 한반도 전문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미국의 대북 정책 실패 선언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차 석좌는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 등에서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인정하고 군축 및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북미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일반적인 청년들에게 통일 인식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은 "현재 통일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개념이 아니라 이상적인 개념"이라며 "통일이라는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폭력적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평화의 제도화"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이 말한 '평화의 제도화'는 '통일'에 대한 구호적 외침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구호로서 통일, 통일을 외쳐 통일에 가까워질 것 같으면 진작 통일이 됐을 것"이라면서 "통일을 외칠수록 우리는 통일로부터 멀어져 왔던 것이 현실인 만큼 통일보다는 어떻게 하면 평화를 공고하게 다질 것이냐, 제도화할 것이냐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