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무장관, 北에 억류된 '푸에블로호' 방문해 눈길…'반미 연대' 부각
北, 1968년에 美 정찰함 나포 후 평양에 '전리품'으로 전시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 내무부 대표단이 평양 방문 중 60여년 전 북한에 나포된 뒤 '전리품'으로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찾았다. 북러의 '반미 연대' 기조를 부각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26일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의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기념관'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북한이 원산 앞 공해상에서 나포한 미 해군의 정보수집함이다. 린든 존슨 행정부 시절 발생한 이 사건은 냉전기 미·소 대치 국면에서 한반도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린 대표적 사건으로 꼽힌다.
이 함정은 1944년 미군 화물선으로 취역한 뒤 1966년 정찰함으로 개조됐으며, 길이 54m, 폭 10m으로 906톤 규모다. 일본을 출항해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해군에 나포됐다.
나포 과정에서 승조원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으며, 나머지 82명은 북한에 붙잡혀 약 11개월간 억류 생활을 했다. 공해상에서 미 군함이 납치된 것은 100여 년 만의 일이었고, 사건 직후 미국은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함과 구축함 등을 원산만 인근에 전개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됐다.
결국 승조원들은 1968년 12월 판문점을 통해 송환됐지만, 당시 베트남전에서 고전하던 미국이 상황을 빠르게 종결하기 위해 북한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 논란도 뒤따랐다. 북한은 끝내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거부했다.
이후 북한은 푸에블로호를 '미국으로부터 빼앗은 전리품'으로 규정하고 선전 도구로 활용해 왔다. 원산항에 정박돼 있던 함정은 199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평양 보통강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으로 옮겨졌으며, 현재까지도 대표적인 반미 상징물로 전시되고 있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자체도 북한이 6·25전쟁을 '승리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체제 정당성과 반미 의식을 주입하기 위해 조성한 시설이다. 푸에블로호는 이같은 서사의 핵심 전시물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대표단이 이곳을 방문한 것도 북러 간 전략적 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아직 푸에블로호를 퇴역시키지 않고 '현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사실상 푸에블로호를 북한에 억류된 포로로 여기는 셈이다.
그 때문에 북미 대화가 열리면 북한이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하는 등의 '협상 카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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