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논란에 北 '제3의 핵시설' 확인됐다…구성엔 무엇이 있나
영변·강선 이어 또 하나의 북핵 거점 기정사실화
우라늄 농축에 새 원심분리기·핵 기폭장치 개발도 하는 것으로 추정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의 '구성 핵시설'과 관련한 한미의 갈등 등 논란은 결과적으로 한미가 비공식으로 다루던 북한의 '제3의 핵시설'의 존재를 공식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22일 나온다. 미국이 정동영 장관의 구성 관련 공개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곧 구성 핵시설의 '실체'를 확인해 주는 행보가 됐다는 것이다.
평안북도 구성시는 평양에서 북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곳으로, 북한의 첫 대규모 핵시설인 영변과는 불과 50㎞ 정도 떨어져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영변과 남포시 강선에 이어 북한이 이곳에 세 번째 핵 거점을 꾸리는 것으로 의심해 왔다.
특히 구성시의 용덕동은 군수공업 관련 시설과 공장들이 밀집한 곳으로, 세 번째 핵시설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 곳이다.
구성시는 핵시설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북한의 대표적인 군사 공업 도시로 알려진 곳이다. 정보당국이 이곳을 주목해 온 이유는 고도화한 정밀 기계 가공 능력이 밀집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에 필수적인 원심분리기는 고속 회전을 견딜 수 있는 설계와 고난도 부품 제작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력이 구성에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구성 기계제작공장, 구성 광산기계(채굴장비)공장, 구성 방직공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 2016년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구성 일대 지하 시설에서 원심분리기 가동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곳에서 우라늄 농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지난 2021년 2월에는 위성사진 전문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촬영하고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가 분석한 것을 근거로 핵무기 보관 장소로 추정되는 용덕동 시설 입구에 은폐용 구조물이 세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미 등의 정보망을 피하겠다는 것은, 곳 이곳이 핵심 핵시설임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랜 기간 외부에 노출된 영변이 사실상 선전 및 협상용 '전시 시설'이라면, 구성은 철저히 은폐된 실전용 '핵 양산기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일대 지하 터널 입구에서 포착된 대형 차량의 이동은 신형 원심분리기 추가 반입이나 핵연료 봉인 작업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매체 비욘드패럴렐(Beyond the parallel)은 지난해 4·5월 '용덕동 핵 고성능 폭약 시험 시설'이라는 제목의 연재물 형식의 보고서 3부작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빅터 차 한국석좌는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CSIS의 연구는 용덕동에서 진행된 핵 기폭장치 시험에 대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는 지난달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구성시 인근의 방현 공군기지 활주로 인근에 전략 무인항공기(UAV) '샛별-4'와 '샛별-9'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현 공군기지가 북한의 무인기 기지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샛별-4는 북한이 공개한 고고도장기체공(HALE) 정찰 무인기로, 외형이 미군의 RQ-4 글로벌호크와 유사하다. 샛별-9는 중고도 장기체공 공격형 무인기로, 외형적으로는 미군의 MQ-9 리퍼와 유사한 형태를 갖췄다.
이와 함께 구성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경험을 살려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이는 저가형 드론 생산공장이 건설됐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이같이 관측했다. 새 핵시설에 무인기 제작 역량까지 갖추는 구성이 전반적으로 북한군 전력의 '새 전략거점'이 되는 듯한 모양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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