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1면 구호에 '국가 부흥' 첫 등장…국방·경제 발전 '자신감'

기존 '사회주의 건설' 구호에 변화…"9차 당 대회서 결정된 새 전략 반영"
전문가 "김정은 시대 질적 성장 지향, 지방발전 정책 강조"

(위) 북한 노동신문 1면 상단 우측 구호가 바뀌기 전과 (아래) 지난달 바뀐 이후의 모습 (노동신문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에 지난달부터 새로운 선전 구호가 등장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9차 당 대회에서 보여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1일부터 노동신문 1면 상단 우측에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두리(둘레)에 굳게 단결하여 전면적 국가 부흥의 새 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자!'라는 구호가 새롭게 실리고 있다.

신문 1면 '노동신문' 제호 옆 구호는 최고지도자의 공개활동 보도 때와 통상적 보도에 따라 다르게 적히는데, 김정은 당 총비서 동향이 없는 날의 구호가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의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영도 따라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자!'라는 문구는 지난달 19일 이후로는 신문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있다.

반면, 김 총비서 공개활동 동향이 보도되는 날에는 여전히 '사회주의조선의 강대성의 상징이시며 백전백승의 기치이신 위대한 김정은 동지 만세'라는 구호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구호에 있던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표현이 '전면적 국가 부흥'으로 바뀐 점에 주목하며, 이는 최근 개최된 제9차 노동당 대회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북한은 지난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9차 당 대회를 진행하며 2021년에 개최한 8차 당 대회 이후 5년간의 정책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지난 5년과 같이 간고하고 힘겨운 환경을 극복하며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며 체제 유지를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방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리일환 당 선전비서가 당 대회 때 김 총비서를 노동당 총비서직에 재추대하며 "사탕 알은 없어도 총알은 있어야 한다던 우리 인민의 신념이 이제는 사탕도 총알도 다 있어야 하며 우리는 결심하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들어낸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됐다"라고 밝힌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김 총비서 이전 북한의 선대 지도자들은 국방·경제 병진 노선에 실패했지만, 앞으로 김정은 시대에서는 핵·미사일 능력 등 국방력(총알)을 계속 강화하면서도 경제력(사탕)까지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했다.

노동신문에 새롭게 등장한 '전면적 국가 부흥'이라는 표현에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겠다'는 북한의 자신감 넘치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북한이 지방 발전 정책에 공을 들이는 만큼 수도 평양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그간 북한이 양적 성장을 추진했다면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질적 성장을 지향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은 변화를 주민들에게 각인하기 위해 주민들이 매일 보는 노동신문에 '전면적 국가 부흥'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녹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