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에서 10만원 '쓱'…北인권 사업 보조금 줄줄 샌다

해마다 표본 방식 감사 진행…작년 총 59개 단체 감사

통일부. ⓒ 뉴스1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인권 관련 민간의 사업에 투입된 국고보조금이 주점 등에서 부적정하게 사용된 사례가 적발되면서 보조금 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17일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2025년 국고보조금 집행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북한인권 증진 활동 지원 사업을 수행한 한 단체가 사업비 일부를 주점에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해 10만 7000원을 회수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단체는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용역사업을 진행하면서 별도 계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수행 비용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다른 사례의 경우 보조사업수행 과정에서 두 단체가 동일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근무일 중 근무시간이 중복되는 경우가 총 5건으로 확인돼 인건비 중복 지급으로 경고 통보를 하기도 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교육지원', '전시납북자가족단체 지원' 등 5개 사업을 대상으로 총 59개 단체를 선정해 진행됐다. 다만 통일부는 매년 전체 단체를 전수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단체를 임의로 지정해 감사하고 있어, 해마다 감사 대상과 규모는 조금씩 다르다.

감사 결과 보조금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문제는 이전에도 반복적으로 지적된 바 있다. 2024년 감사에서는 보조사업 종료 후 제출된 실적보고서 내용과 산출물에 대한 심사가 면밀히 이뤄지지 않아 미집행 건에 대해 경고하고 회수한 사례도 있다. 아울러 법령에 규정된 일반관리비 상한율(8%)을 초과해 지급한 사례가 확인돼 환수 조치가 내려졌다.

또 지난해 통일부 소속기관 종합감사에서도 예산 집행 부적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교육원과 관리단, 하나원 등에서는 업무용 택시 이용 시 일비를 감액하지 않은 사례와 공무 국외출장 여비의 부당 지급과 정산이 문제로 지적되며 환수 조치가 이뤄졌다.

이처럼 일부 단체와 기관에서 반복적으로 부적정 집행이 확인되면서 인권을 비롯해 대북사업 관련 전반에 대한 정부 보조금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현행처럼 표본 방식으로 감사를 진행할 경우 전체 사업의 투명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련 사업은 정책적 민감성이 큰 만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사업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사후 감사에 더해 사전 심사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