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시 도발' 재개하나…'위력 자주 과시' 김정은 '지시' 실행

올 들어 첫 하루 동안 연쇄 탄도미사일 도발…한반도 긴장 고조
김여정·장금철 담화로…김정은 '韓 철저 무시·배척' 기조 이어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14일 북한 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노민호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연이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며 한반도 긴장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위력 자주 과시' 지시 이행 차원에서 '상시 도발'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8일 오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발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 20분쯤에도 SRBM 1발을 추가 발사했다. 오전에 발사된 미사일은 약 240㎞를 비행한 뒤 낙하했고, 오후 발사체는 700㎞ 이상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북한은 7일에도 미상의 발사체 발사를 시도했으나, 동쪽으로 비행하던 중 초기 단계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며 공중에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해당 발사체 역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하루 동안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실패'로 추정되는 미상 발사체 시험을 만회하려는 의도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6일 '무인기 사건' 유감 표명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 이후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즉각 담화를 내고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로 평가했다"라며 김정은 총비서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남북 정상 간 '간접 소통'에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됐지만, 북한은 7일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 국장의 심야 담화를 통해 이를 "희망 섞인 해몽"이라고 일축하며 선을 그었다.

정부는 올해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삼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에서도 유화적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5월 미중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이벤트를 계기로 남북대화 재개 공간을 확보하려는 구상도 병행 중이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거리 두기와 무력시위는 이러한 구상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정은이 말한대로…'위력 지속 과시·철저히 배척'

전문가들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정치적 메시지와 군사적 일정이 결합된 '다목적 카드'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대외적으로는 대남 압박과 메시지 관리를, 내부적으로는 지도자의 지시 이행과 군사력 과시를 동시에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김 총비서는 제9차 노동당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핵 억제력 구성 부분의 신뢰성과 효과성을 지속해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 자체가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도 "자위적 핵 억제력을 더욱 확대·진화시키고, 신속 정확한 대응태세를 만반으로 갖추겠다"며 군사력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고 철저한 배척·무시 방침을 공식화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북한의 담화와 무력시위 역시 이러한 최고지도자의 지시 이행 연장선에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은 지난달 김 총비서 참관 아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으로 추정되는 탄소섬유 기반 고체연료 엔진 시험도 진행했다.

김 총비서는 당시 "군사적 수요 조건에 충분히 만족된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능력 향상'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는 "새로운 5개년 국방발전계획의 일환"이라며 전략무기 체계의 지속적 고도화를 강조했다. 북한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ICBM 시험발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통상 신형 미사일 개발, 정치적 메시지 발신, 군사훈련 일정 등 크게 세 가지 목적에서 이뤄진다"며 "이번 김여정·장금철 연쇄 담화 이후 이어진 미사일 발사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고, 3가지 목적 중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