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찰제도' 수립 예고…"정상국가 행보, 법제화가 시험대"

"中 사례처럼 법제화 가능성…권력분립과는 별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3일 "온 나라 전체 인민이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 결정을 받들고 위대한 우리 국가의 줄기찬 도약과 발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애국투쟁에 과감히 떨쳐나선 역사적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가 수도 평양에서 개회되였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경찰제도' 수립을 공식 예고하면서 치안체계 전반의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도 외형을 '정상국가 모델'에 맞추려는 흐름으로 읽히지만, 실제 변화의 방향은 향후 입법과 운용에 달렸다는 분석이 7일 나온다.

전령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는 최근 발간한 '북한 경찰제도 수립에 관한 소고' 보고서에서 "이번 변화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법적 형식을 정비하려는 흐름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조선의 국정에 맞는 경찰제도' 수립을 언급하며 치안기구의 법적 근거 정비와 사회안전군의 '경찰무력' 개편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기존에 작동하던 치안 기능을 법률의 언어로 명문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제도 변화의 방향도 구체화하고 있다. 사회안전성이 국무위원회 직속에서 내각 산하로 이관되며 약 16년간 유지된 군사화 체제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나타났고, 국가보위성 역시 국가정보국으로 개편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치안기구를 군사통치기구가 아니라 일반 행정기관 틀로 재배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비교 사례로는 중국이 제시된다. 보고서는 중국이 '인민경찰법'과 '인민무장경찰법'을 통해 일반 경찰과 무장 치안력을 법적으로 구분하면서도 당의 영도를 유지한 점에 주목했다. 즉, 북한도 치안 기능을 법률로 명문화하면서 국가 운영의 외형을 정비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전 교수는 이런 변화가 곧바로 '제도 정상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법률안과 경찰 권한 구조, 정보기관과의 관계, 경찰무력의 법적 성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법률에 근거한 국가 운영이 이뤄지더라도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의미의 권력분립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곧바로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앞으로는 세 가지를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첫째, 북한이 어떤 이름과 내용의 경찰 관련 법률을 내놓는지 여부다. 단순한 조직 설치 규정인지, 경찰의 임무·권한·지휘체계·감독 원칙까지 담은 포괄 법률인지에 따라 이번 개편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둘째, 사회안전성과 국가정보국 사이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정리되는지다. 일반 치안과 정보·방첩 기능의 경계가 명확해질 경우 외형상 국가기구 분화는 한층 진전될 수 있지만, 반대로 권한 중첩이 유지되면 실질 변화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셋째, 사회안전군의 '경찰무력' 개편이 어디까지 제도화되는지다. 이 조직이 단순한 치안 보조 수준인지, 중국의 무장경찰처럼 준군사적 성격을 유지한 별도 무력체계인지가 향후 북한식 경찰제도의 실질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이번 변화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가 운영의 외형을 갖추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자체를 체제 완화나 권력기관의 탈정치화로 읽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법제화가 이뤄지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 통치 아래 치안기구의 역할과 형식을 보다 정교하게 정리하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경찰제도 수립 예고의 실질은 향후 입법 내용과 실제 운용 관행이 드러나야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