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잠금' 푼 北이지만…통제는 더 정교해져"

'이동통신식별자' 시스템 통해 이용자 인증 강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휴대전화로 위문편지를 읽고 있는 북한의 수도당원사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접속 규정' 일부를 완화하면서도 모바일 이용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이동통신식별자' 제도를 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5일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2026 북한의 스마트폰'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미래'라는 앱을 통해 국가 운영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일부 접속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북한의 스마트폰에서는 와이파이 연결 기능이 탑재돼 있었지만, 사용자는 이를 활성화하거나 다른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최소 3개 기관이 4개의 무선통신망을 운영 중이다. '고려링크'는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강성'은 3세대와 4세대(4G) LTE망을 같이 구축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는 와이파이 기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모든 단말기는 안드로이드 기반 개조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으며 국가 승인 디지털 서명이 없는 콘텐츠 실행을 차단하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용 중 화면을 무작위로 기록하는 기능과 외부 와이파이, 해외 통신망 차단 기능 등 강력한 통제 장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최근 북한이 '이동통신식별자' 제도를 통해 이용자 인증과 추적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정보산업성이 발급하는 10자리 숫자 체계로, 일반적인 전화번호와는 별도로 관리되는 사용자 고유 식별번호로 추정된다.

'강성 모바일 네트워크 앱'(Kangsong Mobile Network app) 가입 과정에서는 이동통신식별자를 비롯해 사용자식별자(ID), 공민증번호 등을 입력하도록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개인 식별과 인증을 다층적으로 수행하려는 구조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에서 '이동통신법'을 채택했으며, 2023년에는 이를 개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동통신법은 이동통신 말단기(단말기)의 수리·수매봉사, 이동통신 말단기 이용에서 지켜야 할 요구, 이동통신봉사의 중지 등을 규제한 조항들의 내용이 보다 구체화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스마트폰 시장이 놀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에는 최소 24개의 다양한 스마트폰 브랜드와 500개 이상의 국내 안드로이드 앱이 존재하는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농촌 지역과 작은 마을까지 이동통신망이 넓게 분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분포도. 지난 1월 기준 측정. ('북한의 스마트폰 2026' 보고서 갈무리)

아울러 위성사진을 활용한 기지국 분석 결과, 북한 내 주요 인구 밀집 지역 대부분은 최소 하나 이상의 이동통신망에 접근 가능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추진 중인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동통신망은 농촌 지역으로 계속 확장 중이며, 2023년 출시된 4G 서비스는 평양을 넘어 전국적으로 이용 가능한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24년 기준으로 북한의 가입자 수를 635만 명으로 추산했는데, 이후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4G망 확장에 따라 이용자 수는 지속 증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