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는 '동맹', 벨라루스와 '친선 협조'…北 제재 회피 구체화

"벨라루스, 러시아 연결하는 창구…북한 제재 우회 통로"
"'유라시아 헌장' 구상 일환…서방 압박 결속체 형성 준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동지께서 3월 26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고 있는 벨라루씨 공화국 대통령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동지와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친선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외교·공보·농업·교육·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조에 관한 합의 문건도 체결됐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러시아와는 군사 동맹을, 벨라루스와는 '친선·협조' 관계를 구축하며 러시아를 중심으로 대외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5~26일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 틀이 구체화하면서 국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경제·안보 네트워크 형성 가능성이 주목된다.

'북러 동맹' 보완적 성격…벨라루스 '우회 통로' 역할 가능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벨라루스 공화국 사이의 친선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외교·공보·농업·교육·보건 등 분야 협력 문건도 함께 체결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약이 군사적 결속보다는 경제·물류·외교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이 상호 군사 지원을 포함한 '준동맹' 성격인 반면, 벨라루스와의 관계는 제재 환경 속에서 물자 조달과 거래 경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연결된 산업·물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를 우회 통로이자 완충 지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벨라루스는 북한이 러시아를 매개로 유럽의 기술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라며 "기계공업, 농업, 의료 분야 협력이 북한의 실질적 수요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 배석자 명단에도 양국이 실질적 교류 확대를 염두에 둔 흐름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비서, 김덕훈 내각 제1부총리 등이, 벨라루스에서는 유리 슐레이코 부수상과 각 부처 장관이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벨라루스 정상회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유라시아 헌장' 구상…다자 협력 확대 흐름

북한과 벨라루스의 관계 밀착은 권위주의 국가 간 다자 협력 구상과도 맞물린다. 벨라루스 국영 통신은 지난 2월 러시아·북한·이란·벨라루스·미얀마가 참여하는 '유라시아 헌장' 논의를 위한 협의 절차가 시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라시아 헌장'은 다극 질서를 내세워 서방 중심 국제질서에 대응하려는 협력 구상으로 해석된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이 '유라시아 헌장'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벨 관계 강화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도 "이번 조약 체결은 기존의 '북러 동맹'을 '북·러·벨' 3각 블록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며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우방인 두 나라가 손잡으면서 서방을 압박하는 결속체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벨라루스가 주도해 온 '민스크 국제 안보회의'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이 회의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를 보완·대체하는 성격으로, 서방 제재에 대응하는 국가 간 연대를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 제재 환경도 협력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북한과 벨라루스 모두 국제결제망(SWIFT)에서 제한받고 있어 달러 기반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국이 바터(물물교환) 방식이나 제3국 통화 결제 등 대안적 거래 방식을 시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구조가 실제 거래 방식 변화나 다자 협력으로 이어질 경우 대북 제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