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함 건조' 자신감 붙은 북한, 8000톤급도 추진…KDDX 견제 차원

지난해 첫 5000톤급 구축함 진수에 이어 8000톤급도 건조 시도할 듯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구축함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시험발사가 또다시 진행됐다"라고 11일 밝혔다. 김정은 당 총비서와 그의 딸 주애는 화상으로 시험발사를 지켜봤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5000톤급 구축함인 최현호에서 진행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앞으로 8000톤급 구축함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이는 우리 해군이 2030년대 초까지 8000톤급 차기구축함(KDDX) 6척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겨냥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간 한국에 비해 월등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해군력을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인 10일 최현호에서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화상으로 지켜본 뒤 "앞으로 함상 자동포는 3000톤급 이하의 고속기동형 함선들에 장비하고, 5000톤급과 8000톤급 구축함에는 함상 자동포 대신 그 공간에 초음속 무기체계들을 추가로 배치하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내용의 '우리식 무기체계 구성안'을 심의해 5000톤급 구축함 3호함에서부터 실질적으로 구현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은 현재 8000톤급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언급은 북한이 앞으로 8000톤급 구축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이미 수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4월 북한은 첫 5000톤급 다목적 공격형 구축함인 '최현'호의 진수식을 열었고, 한 달 뒤인 5월에는 같은 급의 두 번째 구축함 '강건'호를 진수하려다 좌초 사고로 실패해 6월 다시 진수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매년 최소 5000톤급 구축함을 두 척씩 건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지난해 12월 8700톤급 '핵동력(핵추진) 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모습을 공개하는 등 해군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의 핵잠은 우리가 건조를 추진 중인 재래식 무기 탑재 핵잠이 아니라, 핵탄두가 장착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분석됐다.

전문가 "북한 해군 구조적 전환기…8000톤급 함대는 전략타격용"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HD 현대중공업 제공)

전문가들은 이날 김 총비서의 발언이 북한 해군력의 구조적인 대전환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5000·8000톤급 함대는 전략타격용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계획은 현재 우리 해군이 만재 배수량 8000톤급의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건조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국산 구축함 개발사업인 KDX는 광개토대왕급 KDX-I(3800톤급)-충무공 이순신급 KDX-II(5500톤급)-세종대왕급 KDX-III(1만톤급)-정조대왕급 KDXIII Batch-II(1만톤급 이상)-KDDX(차세대 구축함)까지 진행됐다.

KDDX는 대잠·대공·대함 능력을 통합한 다목적 전투함으로, 완전 국산화된 전투체계와 스텔스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과 동북아시아 해상 갈등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2030년대 초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3년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진수한 뒤, 지난해 5000톤급 구축함을 건조하고 이 배를 핵무기로 무장할 것을 지시하는 등 최근 2~3년 사이 해군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엔 향후 5년 간의 주요 정책 방향을 공개하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해군 수상 및 수중전력의 핵무장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김정은의 지시는 북한의 해군이 육군의 상륙을 돕거나 연안을 방어하는 보조적 역할을 넘어, 독자적 핵 타격 능력을 갖춘 군종으로 격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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