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기 전 北 당기는 中…북미 대화 '판' 깔아주기?
북중 여객열차 6년 만에 재개로 北에 '경제적 지원' 효과 발생
北 당기는 이유, '대화 주선'이냐 '반미 연대'냐…정부도 촉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북한을 '당기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접촉 및 대화 재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한 번의 '담판'을 앞두고 반미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11일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국제 여객열차가 오는 12일부터 운행을 '재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여객열차 운행을 재개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이 국경을 닫은 이후 약 6년 만이다. 그간 양국은 코로나19 이후엔 제한적으로 화물열차만 운행해 왔다.
재개되는 노선은 평양~베이징 노선으로, 북중 국경의 최대 거점인 단둥에도 정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4회 운행으로, 사실상 북중 간 민간 교류가 전면적으로 재개되는 동향으로도 볼 수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조선(북한)은 우호적 이웃으로 양측의 인적 교류 편리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언급하며 여객열차 운행의 재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1954년부터 운행해 온 북중 여객열차는 양측의 경제 협력과 관광 등 북중 교류의 상징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전까지 북한 관광 당국도 다수의 '열차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당장 재개되는 열차는 북중 양국의 '공무'를 위한 것으로, 전면적인 관광 등 민간 교류 확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러시아에 비해 지리적 이점이 확실한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된다면, 북중관계 역시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중국의 '의도'다. 중국과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러 밀착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뒤 전통적 '혈맹' 관계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의 국제 정세가 북중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닿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으로 인한 러시아와의 밀착의 '한계점'이 다가올 상황을 미리 대비해야 하고,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우방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측면에서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선 미국이 중동사태에 상당한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기회 요인'으로 볼 수도 있다. 미국의 공세가 약화한 상황을 활용해 외교적 이득을 최대한 챙긴다는 구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미국과의 접점을 만들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를 건드려 중동에 이어 북한으로 미국의 시선을 돌려 '대중 견제' 압박을 피할 것이라는 뜻이다. 북한 역시 중국의 관심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뒷배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열차 운행 재개는 북중관계 복원의 실질적인 첫 조치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이 미국에 대한 '맞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을 앞세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서 미국에 '강 대 강' 기조를 강화하는 북한, 러시아와 공동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중국이 북미 대화의 판을 깔아주는 조치로까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관계가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상징적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의도는 한국의 이해관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이 북한을 움직여 대화의 장을 조성한다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 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반미 연대가 강화될 경우 정부의 대북 구상도 답보할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