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한미 연합연습 비난…"끔찍한 결과 초래할 것"(종합)

"모든 가용한 특수 수단 등 파괴적 힘으로 위협 관리"…군사 도발 시사
전문가 "北도 중동 상황 주시…안보 불안 야기하는 심리전 차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2023.9.13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민주 임여익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한미의 정례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 실드) 개시 하루 만에 이를 비난하며 대응 차원의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단한 국제적 사변' 언급하며 중동사태 '주시' 시사

김 부장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9일부터 적수국가들은 우리에 대한 태생적인 거부감과 상습적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을 또다시 드러내며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 '프리덤 실드'에 돌입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횡포무도한 국제 불량배들의 망동으로 말미암아 전지구적 안전 구도가 급속히 붕괴되고 도처에서 전란이 일고 있는 엄중한 시각에 한국에서 강행되는 미·한의 전쟁연습은 지역의 안정을 더더욱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동사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김 부장은 이어 "적들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라는 간판을 또다시 내들고 있지만 그 무슨 대의명분을 세우고 훈련 요소가 어떻게 조정되든 고강도의 대규모 전쟁 실동연습이라는 명명백백한 대결적 성격은 추호도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한미가 연합연습에 정보전 요소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실전적이고 도발적 요소를 강화했으며, 이는 "위험성을 증폭하는 동향"이라고 김 부장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핵 요소를 동반해 새로운 현대전쟁 교범과 방식들을 조선반도(한반도) 실정에 맞게 응용, 숙달하기 위한 지휘 및 야외실기동훈련(FTX)들이 대폭 추가됐다"라고도 언급했다.

김 부장은 아울러 "최근의 전지구적인 지정학적 위기와 다단한 국제적 사변들은 적수국가들이 자행하는 야전무력의 모든 군사적 준동에는 방어와 공격의 구분, 연습과 실전의 구별이 따로 없음을 보여 준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맞대응 성격이나 비례성이 아닌 비상히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로 제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부장은 "우리는 적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어느 정도로 건드리는지 ,무슨 놀음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우리는 압도적일 수밖에 없는 모든 가용한 특수 수단들을 포함한 파괴적인 힘의 장전으로, 그 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로써 국가와 지역 안전의 전략적 위협들을 철통같이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의 주권안전영역 가까이서 벌어지는 적대세력들의 군사력 시위 놀음은 자칫 상상하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9일부터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전구급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 연습을 시작했다.

올해 FS 연습 참가 병력은 약 1만 8000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습 기간 실제 군 병력이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은 총 22회 실시할 예정으로, 지난해 3월 FS 연습 51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군사 도발 가능성 시사했지만…전문가들 "미국 직접 비난 피하는 톤 조절"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9차 당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공화국 핵억제력 구성 부분의 신뢰성과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전쟁억제력의 책임적 행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올해 잦은 군사 도발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같은 맥락에서 김여정 부장이 이날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나 '끔찍한 결과'를 언급한 것은 한미 연합연습에 맞대응하는 고강도 군사 도발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부장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밝히거나, 미국과 한국에 대한 비아냥이나 조롱 등의 언사를 피하면서 '톤'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것이 북한이 상황 관리를 한다는 의도인지, 북한의 대외 기조 변화에 따른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통상적인 내용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제 도발 가능성을 유념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톤은 과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장의 담화에서 언급된 '선제적인 초강력 공세'에 대해서는 "최근 중동 상황으로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약간의 전력 공백 등을 주목해서 일종의 심리전 차원으로 한국의 안보 불안을 야기시키는 의도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번 담화에서 "미국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지 않고 '미·한'이나 '적수'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직접적인 비난은 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의 대미 담화 수준은 최대한 공세성을 자제하는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