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부들, '부부동반' 승마경기 관람…김여정은 왜 혼자일까

'백두혈통' 가족관계도 '기밀'…김여정 자녀들은 얼굴 공개된 바 있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8 국제부녀절 기념 전국 도 대항 승마경기가 수도 평양의 미림승마구락부(클럽)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고위간부들이 대부분 부부동반으로 승마경기를 관람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3·8 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 기념 승마경기에 당 간부들을 '부부동반'으로 초대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이자 최근 당 부장(장관급)으로 승진한 김여정 역시 참석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그의 남편의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3·8 국제부녀절을 맞으며 전국 도대항 승마경기가 수도 평양의 미림승마구락부(클럽)에서 진행됐다"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조용원 동지, 리일환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도당책임비서들이 부인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선희 외무상와 김여정 당 총무부장, 당 중앙위원회와 정부기관의 여성 간부들, 여맹중앙위원회 간부들, 여성노력혁신자들도 초청됐다.

신문 사진에는 일렬로 앉은 간부들의 왼쪽으로 부인들이 앉아 경기를 구경하며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는데, 유독 최 외무상과 김 부장만 남편 없이 간부들 사이에 착석했다.

북한은 3·8 부녀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부부동반 모임으로 초청해 국가가 가족을 챙기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결속을 도모는 의도로 이번 행사를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고위간부들의 가족을 국가 행사에 동원해 최고지도자와 인민의 관계를 '한 가족'으로 묘사하는 선전 방식을 종종 구사해 왔다. 다만 유독 '백두혈통'인 김 부장의 남편은 아직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바 없다.

김여정이 지난해 4월 최현호 진수식에서 자녀로 추정도는 아이들과 손 잡고 입장하는 장면. (조선중앙TV 갈무리)

지난해 1월 새해 경축행사와 지난해 4월 최현호 진수식 행사 등에서는 김 부장이 남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란히 행사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조선중앙TV 방송 장면에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이 아이들이 김 부장의 자녀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이 김 부장의 남편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당 내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거나 남편을 공개했을 경우 외부의 공작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탈북 외교관인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과거 인터뷰에서 김 부장의 남편이 총정치국 조직부 군단지도와 부부장을 지냈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한편으론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13년 자신의 고모부이자 김정일 시대 최고 실세 중 한 명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했다는 점에서 인척의 정치 관여를 막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정통성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인데, 김여정의 배우자가 공개될 경우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가문·출신·권력 위치가 주목받게 되기에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의 남편은 백두혈통의 핵심 권력자의 남편으로서 갖는 위상이 크다"며 "북한이 당국 차원에서 과거 김일성의 딸인 김경희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장성택의 사례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고, 김여정이나 남편 본인이 자중하는 것일 수 있다"라고 추정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