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동사태 '관망 모드'로 전략적 침묵…김정은은 내치에 주력

이란 하메네이 제거 후 한 차례 비난 담화…이후엔 잠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동지께서 3월 3일과 4일 구축함 '최현호'를 방문하고 함선구분대의 전투정치 훈련 실태와 취역을 앞두고 진행중인 함의 작전 수행 능력 평가시험 공정을 료해(파악)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행동에 대해 예상보다 침묵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습 개시 직후 한 차례 외무성 담화로 공습을 비난한 이후 추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메시지 수위를 조절하는 관망형 대응을 택한 것이라는 관측이 5일 나온다.

북한은 일단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거 사실 자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노동신문에 공개된 외무성 담화에서 북한은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비호두둔 속에 개시된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적 공격과 그에 합세한 미국의 군사행동"이라고만 밝혔다.

이는 역시 1인 통치 체제인 북한이 37년 철권통치를 한 지도자가 한순간에 미국에 의해 축출·제거된 사실을 밝히는 것부터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이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지는 않으며, '전략적 침묵'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무성의 담화 이후 북한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일엔 상원세멘트(시멘트)연합기업소를 찾아 성과를 독려하고, 3일과 4일엔 작년에 건조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을 찾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중동 정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약 50일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공개 활동을 지속해서 노출함으로써 현재 상황이 자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론 북한이 이제 '선전전' 방식의 외교를 하진 않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열린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외교의 폭을 넓히고 '당 중앙', 즉 최고지도부가 직접 외교 사안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걸맞게 절제된 메시지로 입장을 밝히고 당사국과 직접 소통하는 외교를 더 추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에 침묵하는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우리를 공격하는 것에 동의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북한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