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앞으로 5년, 경제가 중요"…'정세 격변'보다 '내치'에 집중
北, 당 대회서 대외 메시지 자제…"'전략적 여백' 남긴 것"
경제·군사적 성과 자신감…현 기조에서 큰 변화 없을 듯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제9차 당 대회 결론에서 향후 5년간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반면 앞선 사업 총화 보고에 이어 '결론'에서도 여전히 남북·북미 관계에 대한 방향성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대외 노선을 서둘러 확정 짓지 않고 우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내부 성과를 다지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진행된 당 대회 5일 차 회의 소식을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직접 육성 연설로 밝힌 결론을 통해 앞으로의 5년이 북한 경제에 있어서 '안정공고화 단계'이자 '점진적인 질적 발전 단계'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5년간의 투쟁이 그러했던 것처럼 새로 시작되는 5년간의 투쟁도 역시 전적으로 우리의 주체적 역량, 우리 인민의 위대한 힘에 의거할 것"이라며 경제 발전은 반드시 외부와의 협상이나 타협이 아닌 내부 자원과 노동력을 기반으로 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를 협상 대상으로 상정한 한미와의 대화를 통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현재 경제 분야의 역점사업인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간부와 주민들에게 각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 현대적인 공장 등의 인프라가 건설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간부들의 '극도의 태만과 무책임성' 때문에 운영 및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역 간부와 주민들이 "낡은 도식과 보수주의를 부시고 새것을 부단히 창조하고 혁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다그친 것이다.
이날 김 총비서는 결론의 대부분을 경제 정책에 방점이 찍힌 대내 메시지에 할애했다. 지난 19일 개회사를 시작으로 닷새 동안 사업총화 보고와 토론, 결론을 진행하면서도 남북·북미관계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북러 밀착 관계,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사태와 대이란 공습 가능성 등 국제 정세가 격변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 5년간 북한의 각종 경제사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외교적으로 강력한 우군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급하게 한미를 향해 손짓을 하는 것이 오히려 '몸값'을 낮추는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날 김 총비서는 "어떤 도전도, 그 어떤 정세 변화도 우리의 전진을 지체시킬 수도 막을 수도 없다"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든 당장은 '국력 성장'을 위한 내치에 집중할 것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이번 결론 연설에서 김일성 시대의 유산인 '3대 혁명(사상·기술·문화)'까지 재소환하며 자신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도 10~20년 이상 버틸 수 있다는 체제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외 노선을 정하겠다는 전략적 여백을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 대회가 종료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부문별 연구 및 협의회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앞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당 대회의 결과가 총망라된 '결정서'에서 대외 메시지가 전격적으로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노동신문은 현재 북한이 대외 부문을 비롯해 공업·농업·경공업·문화·건설·군사·군수·법무·당사업 부문으로 나눠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토의가 모두 끝난 뒤 당 대회 결정서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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