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5일째 '깜깜이' 진행…디테일 숨기고 주목도는 높이고

이전보다 대회 내용 공개 최소화하는 분위기
대회 말미 한 번에 발표 가능성…"경제, 군사 성과 자신감 반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전날 진행된 9차 당 대회 4일차 회의에서 "전체 대표자들과 수백만 당원들, 온 나라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의 절대불변의 의지와 일치한 의사에 따라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향후 5년간의 국정 방향을 논의하는 제9차 노동당 대회를 닷새째 진행하면서도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며 '깜깜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요한 정책 구상들을 대회 막바지에 전격 발표함으로써 내부 주민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북한의 새로운 대외 노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3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진행된 당 대회 4일차 회의에서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가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결정서에 따르면 그간 김 총비서가 줄곧 강조해 온 '새 시대 5대 당 건설 노선'이 당 건설 노선으로 새롭게 명문화됐다. 이밖에도 당 중앙지도기관들의 권능 및 사업체계를 규제하고 당 규율 적용의 제도적 장치들을 보강하는 내용, 당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장과 조항의 일부 개정이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당초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당 규약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처음 명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던 것과는 달리, 이같은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두 국가론을 반영한 당 규약 개정을 진행했음에도, 아직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최고지도자인 김 총비서가 이미 지난 2023년 연말 전원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공식 선언했을 뿐 아니라, 이후 북한이 남북 연결 육로를 끊고 군사분계선 인근에 철책과 방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 단절 조치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한 제도적 후속조치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무인기 사태'와 관련한 김여정 당 부부장의 담화에서도 남북은 적대적 두 국가라는 뚜렷한 인식이 수차례 드러나기도 했다.

북한은 전반적으로 이번 당 대회에서 논의된 사안들을 외부에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날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김 총비서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새로운 투쟁 전략'과 그에 따른 세부 과업들이 결정됐다고 보도했지만, 전략 내용과 과업이 가리키는 바는 명시하지 않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제9차 당 대회 4일차 회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각종 경제·군사적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주요 결과를 한 번에 공개해 주민들과 국제사회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회가 마무리될 때쯤 핵심 정책 결정사항들이 담긴 '사업총화보고서'를 발표하고, 이후 김 총비서의 폐회사와 대규모 열병식을 이어가며 이번 당 대회가 성황리에 종료됐다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바로 이전 당 대회였던 지난 2021년 8차 대회 때는 사업 총화 보고나 당 규약 개정 내용을 곧바로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시간차를 두는 분위기"라면서 "김정은 정권의 특성상 이를 숨기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단 한 번에 공개함으로써 파급효과를 노리려는 의도에 가깝다"고 짚었다.

북한이 앞서 밝힌 '새로운 투쟁전략'의 내용이나 이번 당 규약 결과서에서 언급되지 않은 적대적 두 국가 관련 후속조치 역시 사업총화보고서에 최종 반영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사태와 미국의 대이란 공습 가능성 등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점을 고려해 북한이 이번 당 대회 결과 발표에 이전보다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정부 역시 우선은 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이번 대회는 최장 7~8일 정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당 대회 4일차 보도까지 보면 대외 메시지가 최소화되고, 회의 내용 공개 역시 최소화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