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략' 수립했다는 北, 최선희 콕 집어 토론자로…대외 전략에 무게감

'대미통' 최선희, 주요 당국자로 부각…대미 전략 변화 여부 주목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9차 노동당 대회 3일차 회의에서 최선희 외무상이 토론을 진행했다"라고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토론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의 최대 정치행사인 노동당 제9차 대회 3일 차 회의에서 북한이 '새로운 투쟁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최선희 외무상이 관련 결정의 토론자로 나섰다고 부각하면서, 새로운 대미·대남 전략 수립 등 북한의 외교정책 관련 '중요 결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노동신문은 전날인 21일 진행된 당 대회 3일 차 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사업 총화(결산) 보고가 이틀째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의 보고에서 "우리 국가, 우리 인민의 강렬한 전진 기세와 충천한 자신심에 부응한 새로운 투쟁 전략이 천명됐다"며 이를 위한 세부 과업들도 상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새 전략과 과업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이를 추론할 수 있는 언급은 피했다.

신문은 이어 사업 총화 보고 의정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며, 토론자로 장경국 신포시 당위원회 책임비서와 최선희 외무상이 나섰다고 전했다.

우선 장 책임비서는 경제분야의 역점 사업이었던 지방발전 정책 성과를 보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총괄하는 신포시는 김 총비서가 공들여온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시범사업단위로 지정된 상징적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지방의 경제 성장 등을 추동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최 외무상의 등장이다. 북한의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최 외무상이 주요 토론자 중 한 명으로 언급된 것은, 북한이 외교 분야에서도 무게감 있는 결정을 내렸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총비서와 장 책임비서, 최 외무상의 사진을 전면 배치하며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한미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노동당 대회에서 논의·결정될 북한의 외교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 당 대회는 앞으로 5년간의 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라는 점에서, 북한이 그간의 외교 기조를 바꾸거나, 바꿀 준비를 하는 등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2022년)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밀착에 외교적 역량을 총집중해 왔다. 러시아를 도와 군대를 파견하고,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첫 북미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한국의 정권이 갑작스럽게 교체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도 종전 국면으로 접어드는 등 북한의 외교 환경에 무시할 수 없는 변화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후 외교 정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문에 당 대회라는 전당적 정치 이벤트를 놓치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외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다만 북한이 당장 미국과의 대화를 택할지, 조금 더 국면을 주시하며 '주도권 싸움'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이 전략적 이익을 위해 미국과 대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과, 아직 미국을 대화의 상대로 상정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동시에 나오는 것이다.

북미 대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 사이 국제사회에서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얻어내고 싶어 하는 북한이 이를 위해 미국과의 협상 전략을 짜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유엔 등의 대북제재를 공식적으로 완화 혹은 해제하는 것이 러시아와의 밀착보다 낫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다자외교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김 총비서가 북미 대화와 관련해서도 발전된 입장을 제시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내세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북한이 여전히 러시아와의 밀착에 집중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축축하고 이란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등 북한의 입장에선 '섣부른 대화는 죽음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외교 정책을 펼친 것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명확한 구상은 당 대회가 모두 끝난 이후 혹은 중간 단계에서 한번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이 직접 나서 관련 내용에 대해 토론을 한만큼, 북한이 공세적이든 평화적이든 한미를 향한 선명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핵보유국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명확한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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