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차 노동당 대회 '초읽기'…정세 격변이냐 '평행선' 장기화냐
두 달 간 김여정 담화 3차례로 '대남 압박 기조' 확인…변화 요인 적어
전문가 "대미 메시지 큰 틀은 '다극 질서' 추진과 핵군축으로 예상"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향후 5년간 국정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9차 대회 개최가 임박했다. 정부는 19일 북한의 대외 기조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에도 한국에 대한 적대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민간 무인기의 대북 침투 사건을 기점으로 긴장감 속에 서로 입장을 주고받고 있어 북한의 '새로운 결정'과 함께 국면이 달라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정세 격변'의 요인이 될 북미 대화 재개 여부 및 시점도 당 대회 결정을 통해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만일 전격적으로 미국과 '대화'를 결정한다면,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 무인기 공작과, 최근 불거진 민간 무인기의 대북 침투 사건을 종합해 북한에 '유감'의 뜻을 표하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추진 등 나름의 재발방지 대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요구한 무인기 사건의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완성되는 9·19 군사합의 복원을 통해 북한과의 접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민간 무인기의 대북 침투 사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북측에 유감을 표했다. 사흘 뒤인 지난 13일 김 부부장은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추가적인 재발방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달 11일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발표에 대해 정부가 "정부의 소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인기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통일부가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하자 곧바로 "한심하다"라며 "아무리 집권자(이재명 대통령)가 해외까지 돌아치며 청탁질을 해도, 아무리 당국이 선의적인 시늉을 해 보이면서 개꿈을 꾸어도 조한(북한과 한국)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무인기 사건을 보는 남북의 시각엔 분명한 차이와 접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가다. 북한은 이 사건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고 '영공' 등의 언급을 통해 자신들이 주장하는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남한과의 관계에서 원하는 것은 있지만, 이를 '대화'를 통해 얻는다는 스탠스는 아닌 셈이다.
반면 정부는 무인기 사건을 북한과의 대화 계기 혹은 단초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어떤 기조를 보이느냐에 따라 남북관계가 평행선을 달릴지, 정부의 '노력'에 의해 변화의 지점이 나타날지가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북한이 '두 국가' 기조를 더 심화하면서 이를 당 규약에 명시하거나 헌법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를 당 대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도 북한의 '두 국가' 기조 심화는 이제 상수고, 이와 별개로 북한이 남북 간 접촉이나 대화에 응할 가능성을 시사하느냐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북한이 당 대회에서 대미 관계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도 관건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며 김 총비서에게 "만나자"라고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예 어떠한 답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북한도 당 대회에서 5년짜리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대결한다'는 그간의 기조를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대화에 나서지는 않아도, 외교적 메시지로 '여지'를 둘 수는 있다는 것이다.
만일 북한이 전향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수준의 대외 메시지나 새로운 대외 노선을 발표한다면,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맞물려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공식 인정 등 북한을 대화로 끌어낼 만한 제대로 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점은 정세 변화 가능성을 작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당장은 큰 틀에서 '다극질서 수립'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대등한 북미관계를 추구한다는 입장 정도만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긴장 완화와 확전 통제 측면에서 위기 조성을 막기 위해 협상하자는 '핵 군축 협상'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추진한다는 논리가 재확인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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