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순위 북한' 기조 속 트럼프式 변수 부상…북미 접촉 재가동 가능성
美 밴스, 김민석 총리와 면담서 北 관계 개선용의 드러내
미 전략문서 우선순위 인식과 개인외교 노선 '괴리' 부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먼저 언급하며 접근 방식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내 대북정책 기조의 구조와 실제 정치적 관심 사이의 '괴리'가 다시 주목된다.
김 총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밴스 부통령 면담 이후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밴스 부통령이 먼저 '북한에 대해 관계 개선의 용의가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며 조언을 구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이 북한과 관계 개선 의사와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밴스 부통령에게 직접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외교·안보 분야 최상위 전략지침인 국가안보전략서(NSS)와 NSS의 하위 문서 격인 국가방위전략서(NDS)에 북한이 후순위로 명시된 것과 대비되는 측면이 있다. 이들 전략서에는 미 본토 방위와 중국·러시아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돼 있고, 북한은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한 언급도 사라졌다.
그런데도 벤스 부통령이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인 건, 트럼프 대통령 개인 차원의 대북 관심도에 따른 북미 정상외교 구상은 제도권 외교 정책과 분리된 별도의 트랙으로 존재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한을 전통적 제재·압박 구조가 아닌 '개인적 관계 기반 외교' 프레임으로 접근해 왔다. 또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을 미국 외교의 상징적 성과로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북미관계는 여전히 '트럼프 변수'에 의해 재가동될 수 있는 잠재 영역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미국이 먼저 대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벤스 부통령 발언의 상징성이 작지 않다고 본다.
남북 대화가 끊긴 상황에서 한국의 단독 메시지보다, 미국의 선제적 의지 표명이 있어야 대북 소통 사안 관련 국면 전환이 사실상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발언은 '한미 역할 분담형 접근'(한국 설계·미국 실행) 모델이 재부상할 신호로도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 일정은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된다.
미중 정상외교 국면에 따른 북미 접촉이 이뤄질 경우, 한미 공조 틀 속에서 한국의 대북 구상이 반영된 '간접 접촉' 또는 '탐색 채널'이 병행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북제재 구조, 미 의회 변수와 북러 군사협력 심화, 북한의 '두 국가론' 기조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협상 국면 전환보다는 '탐색 국면 진입' 수준이 현실적 시나리오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NDS는 북한을 우선 대응 대상에서 후순위로 두고 관리 모드로 전환하는 구조"라며 "비핵화 언급 부재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를 현실로 인식하면서도 향후 북미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유연성 공간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핵화 전제 없는 접촉 구조는 4월 북미 탐색 접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한국은 단순 중재자가 아니라 북미 접촉 성사를 견인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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