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학생 비자' 소지 노동자 급증 정황…제재 우회 편법

2024년 학생 비자 발급만 8600건…지난해 입국자 통계 공개 중단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양학생신발공장 노동자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에서 '학생 비자'를 소지해 입국한 뒤 실제로는 노동자로 일하는 북한 국적자들이 급증한 듯한 동향이 포착됐다. 북러 간 교육 협력이 국제 제재를 우회한 노동력 공급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혹이 15일 제기된다.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교육'을 입국 사유로 제시한 북한인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노동에 종사하는 현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1만 3000명 이상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입국했으며, 이 가운데 약 8000명이 입국 목적을 '교육'으로 기재했다. 같은 해 러시아가 발급한 학생 비자는 8600건을 넘는다.

주목되는 대목은 러시아가 2025년 1분기 북한 입국자 통계를 공개한 뒤 돌연 관련 데이터 공개를 중단했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의 '편법 입국'을 묵인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행보로 지목된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앞서 러시아가 학생 비자를 활용해 북한 노동자들을 '연수생' 또는 '유학생'으로 위장 취업시키는 구조를 운영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소재 한 대학이 비자 발급을 알선하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으며, 러시아-북한 경제 협력을 감독하는 고위 인사들과 연계된 채용 대행사도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지난해 기준 약 1만 5000명의 북한 주민이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며, 이들 다수가 임금 체불과 강제적·착취적 노동 환경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북한 해외 노동자 송출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대외협력사업을 담당하는 연방 기관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의 파벨 셰브초프 부국장은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무상 유학생 정원이 향후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에 따르면 북한 요청에 따라 2024년 52석이었던 무상 유학생 할당량은 이후 세 배 이상 늘었으며, 2025년 초 기준 약 180명의 북한 학생이 러시아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 청장 예브게니 프리마코프는 북한 유학생들이 주로 기술·공학 계열을 전공하고 있으며, 극동연방대학교, 이르쿠츠크공과대학교, 바우만 모스크바국립공과대학교, 카잔 지역 대학 등에서 수학 중이라고 밝혔다. 북러는 교육 협력 확대의 일환으로 북한 전역에서 러시아어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고, 평양 내 '러시아 하우스'를 통해 문화·교육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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