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부터 김정은 '어버이'로 띄우기…결속 위한 '가족 서사' 부각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활용해 주민들에게 '충성' 요구
"주애·리설주 등장도 '가족적' 분위기 형성을 위한 도구"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어버이'·'아버지 원수님'으로 부각하며 자애로운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딸인 주애까지 활용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북한 특유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입각한 결속을 추동하는 것으로 2일 해석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과 2일 김 총비서를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자애로운 어버이' 등 그가 '인민의 아버지'임을 부각하는 표현을 동원해 호명했다. 신문이 이틀간 보도한 기사 중 '어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만 17건에 달했다.
이는 같은 표현이 들어간 기사가 지난해 12월 한 달간 6건, 11월엔 3건, 10월엔 3건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 같은 기간(2025년 1월 1~2일)엔 '어버이'가 언급된 기사가 단 1건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신문은 이날 김 총비서가 2026년 설맞이 공연에 출연하는 학생소년들을 만나 '축복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하면서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이라고 호명했다. 이어 "우리의 희망이고 꿈인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을 우리식 사회주의의 영상으로 떠올리시는 자애로운 어버이의 숭고한 세계를 전하며 새해의 첫날에 은혜로운 사랑의 화폭이 펼쳐졌다"라고도 선전했다.
또 학생소년들의 '2026 설맞이 공연' 관련 기사에서는 '원수님 한품 속에 우리 자라요', '아버지의 금별메달' 등의 공연이 진행됐다며 "출연자들은 아이들을 정을 다해 보살펴 주시면서 부럼 없는 행복만을 알려주는 아버지 원수님께 온 나라 학생소년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새해 설 인사를 드렸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문은 '아버지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제하 기사에서는 "온 나라 어린이들과 소학교 학생들이 사랑의 선물을 받아 안았다"라면서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그리고 자애로운 어버이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렸다"라고 전했다.
신년부터 김 총비서를 '인민의 아버지'로 선전하는 것은 수령 아래 온 나라, 온 사회가 한 가족이라는 사상체계인 '사회정치적 생명체론' 부각해 결속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일성 주석이 주창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은 '수령-당-인민'이 '혈연적 관계'로 뭉쳐 '혁명적 대가정' 을 이루는 사회체제가 곧 북한이라는 뜻이다. 사상을 부각해 친부모에게 받은 육체적 생명보다 정치적 생명을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든 수단으로 평가된다.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 뇌수(腦髓)'인 수령으로부터 생명을 받았기 때문에 어버이 수령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 이틀간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김 총비서의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계속 '화목한 모습'을 연출한 것도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입각한 '가족적 분위기'를 전 사회적으로 퍼뜨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5년 하반기부터 김 총비서의 현지지도에 주애 및 리설주가 동행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최고지도자의 '가족적 이미지' 연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식 가족주의인 '대가정론'과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가족 서사를 통해 북한이 올해 '4대 세습' 정당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1~2월 중 열릴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주애의 '역할'이 본격화하면서 이같은 조치가 확인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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