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해에도 러시아가 먼저…파병군에 "형제 위해 용감하라"

신년 행사에서 러시아 파병군 '위훈' 부각에 집중
9차 당 대회서 대외 노선 변화 가능성 작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26년 신년경축공연'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연설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해 첫날인 1일에도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부각했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 '소홀하게' 다루면서, 현시점 북한의 최대 우방은 러시아임을 재차 부각했다. 당장 북한의 대외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파병군에게 새해 축전 보내 "평양과 모스크바가 동무들의 뒤에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총비서가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년 신년 경축공연'에서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연과 연설은 새해 0시를 맞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연설에서 대외 사안에 대한 평가나 방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체로 '인민의 노고'를 치하하며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사로 연설이 진행됐다.

김 총비서는 다만 "우리 군대의 장령, 군관, 병사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멀리 이역에서 조국을 그리는 뜨거운 마음을 안고 새해를 맞이하고 있을 해외작전부대 장병들에게 전투적 경의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러시아에 파병된 장병들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와 별개로 김 총비서는 파병군에게 새해 축전도 보냈다. 그는 축전에서 "동무들이야말로 당과 국가의 제일 큰 힘이고 억센 기둥이며 더없는 자랑"이라며 "2026년은 동무들이 해외 전장에서 쌓아가는 혁혁한 위훈들과 더불어 또다시 위대한 조선의 해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제적 러시아 인민을 위해, 우리 인민의 기개와 특질, 조선 사람의 기상과 존엄, 우리 국가의 불멸 명예를 위해, 언제나 용감하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파병군이 러시아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어야 함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축전 전문에 김 총비서가 정상외교 때 내세우는 '국무위원장' 표장을 함께 실었다. 파병군에게 보내는 편지가 '군 최고사령관' 명의가 아닌 점 역시 외교적 메시지, 즉 러시아를 향한 각별한 마음을 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비서는 파병군에게 "동무들의 뒤에는 평양과 모스크바가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아울러 신년 경축행사에 참가했던 파병군 지휘관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신년 행사의 주제가 '러시아'인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신년 맞이 행사에서 특정국과의 관계를 부각한 것은 매우 이례적 행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2026년 신년경축공연'에 참석한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1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9차 당 대회에서도 '북러 밀착' 기조 고수할 듯

북한은 1~2월 중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도 대외 노선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일단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도 김 총비서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다른 여러 나라의 축전 중 하나로만 언급됐을 뿐 축전의 내용은 단 한 줄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을 움직이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도 이를 의식해 아직은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하지 않고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핵추진잠수함) 시찰 때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이 '서울의 청탁'을 워싱턴이 받아준 결과라며 한미관계를 '주종관계'로 묘사하는 등 여전히 한미에게 적대적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9차 당 대회를 위한 '중대 결정'을 내렸다는 지난해 12월 중순의 노동당 전원회의 이후에도 한미에 대한 입장이나 전반적인 대외 기조의 변화를 노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이 당 대회를 '새로운 외교'를 위한 분기점으로 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일단 지난해 12월에 부각한 새 전략핵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하고 러시아를 통해 외교적 실속을 챙긴 뒤,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변곡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9차 당 대회에서 경제 분야 성과, 핵무력 고도화 성과 가시화 등에 따른 고조된 자신감을 토대로 더욱 대담하고, 공세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