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방·건설 성과 자찬, 외교 성과는 '침묵'…꽁꽁 숨긴 대외 기조
노동신문, 올해 김정은 치적 선전…중·러와 정상외교 성과는 빠져
9차 노동당 대회 앞두고 대외 전략 노출 피하려는 의도로 분석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2025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올해를 '역사적인 전환의 해'로 규정하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영도력'을 찬양했다. 다만 국방이나 건설 성과는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도 김 총비서가 공을 들였던 외교 등 대외사업 관련 치적은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2025년이며 길이 전하라, 위대한 헌신의 여정을' 제하 기사를 통해 '올해를 역사적인 전환의 해로 빛낸 총비서 동지의 혁명영도 실록'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꿈만 같이 받아안은 희한한 새집에서, 수도의 새 거리와 아름다운 포구의 어촌마을에서, 착공 그해에 준공을 맞은 병원다운 병원과 현대적인 새 공장들을 보라"면서 올해 전국 각지에 건설한 새 살림집(주택)과 지방공업공장, 지방병원 등을 김 총비서가 직접 찾아 시찰한 사례를 나열했다.
신문은 이어 "올해는 준공으로 시작해 준공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격동의 해인 동시에 우리 조국 역사에 일찍이 있어 본 적 없는 준공의 대경사를 많이도 기록한, 말 그대로 '준공의 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 조국은 멀리도 전진했고 인민은 이상으로 더 가까이 다가섰다"라면서 "내 나라는 더욱 높이 솟구쳤고 기적과 변혁이 다연발적으로 일어났다"라고 선전했다.
건설 성과와 함께 '국방력 강화'와 관련한 김 총비서의 업적도 부각했다. 신문은 "국방력 강화의 화선길, 이 길이야말로 우리 인민의 운명과 존엄을 위하여 국가방위력의 무진막강한 자산들을 정체없이, 가속적으로 진화할 의지를 지니고 총비서 동지가 최대의 속도로 달려오신 험로 중의 험로"였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0월에 개최한 무기전시회 '국방발전-2025'을 언급하며 "주체적 국방공업이 최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또다시 이뤄낸 위력한 성과들을 인민들에게 선보였다"라고 치켜세웠다. 또 "그이께서는 중요 무기체계들의 시험과 중요 조선소들의 함선건조사업을 현지에서 료해(점검)하고 중요 군수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면서 김 총비서가 "국방력 강화의 험로에 '고뇌와 심혈'을 쏟았다"라고 찬양했다.
이날 신문은 김 총비서의 '영도'로 이룩한 지난 1년간 각종 성과를 나열하면서도 상당한 공을 들인 외교 행보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해 방중하며 집권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나선 김 총비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서면서 '3각 밀착'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에는 라오스와 베트남 등 우방국 최고지도자들을 북한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한 해 성과를 선전하는 기사에 대외사업 관련 내용을 담지 않은 것은 내년 초에 개최할 9차 노동당 대회에서 결정할 새 외교 정책 및 노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회에선 북미·남북관계와 관련한 새로운 구상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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