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핵잠 기지는 '신포시 육대동'…태평양 진출 잠수함 근거지

해군 4전대 기지 마양도와 마주해…'원양 함대' 거점 될 것으로 예상

북한 함경남도 신포시 육대동 해안가에 위치한 핵잠수함 건조 시설로 추정되는 곳. 왼쪽 빨간원이 핵잠수함 건조 시설, 오른쪽 빨간 원 안에는 북한이 2023년 건조한 '핵미사일 발사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이 정박해 있다. (구글 어스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함체 전체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한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한 곳은 동해의 대형 항구이자 해군기지가 위치한 신포시 육대동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북한은 이곳을 향후 태평양 진출을 위한 핵잠의 근거지로 삼을 구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북한이 공개한 8700톤급 핵잠수함은 지난 수년간 신포시 육대동의 한 건조 시설에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곳은 지난 2023년 북한이 '첫 전술 핵공격 잠수함'이라고 주장한 '김군옥영웅함'이 건조된 곳과 같은 곳이다. 한미의 기준에 따라 '신포 -C급' 탄도미사일잠수함(SSB)으로 분류되는 김군옥영웅함은 핵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디젤연료 기반 재래식 잠수함이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6일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해 신포조선소 드라이독(선박을 건조·수리하는 건식독)에서 약 1년간 장비 설치를 마친 뒤, 2024년 12월 신포 보안 정박지로 옮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군옥영웅함에 이어 북한이 처음으로 건조하는 핵잠수함의 기지도 신포라는 것은 북한이 이곳을 잠수함의 주요 거점으로 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포는 북한 해군의 4전대가 주둔하는 기지가 위치한 북한 동해의 가장 큰 섬인 마양도와 마주 보는 곳이다. 신포 해안가에서 마양도 해군기지까지의 거리는 약 4㎞에 불과해, 신포에서 동해를 바라보면 마양도가 신포를 방어하는 커다란 방패막이 된다.

북한을 이곳에 핵잠과 '전술 핵공격 잠수함'을 배치해 잠수함을 적의 기습공격으로부터 방어하고, 이곳을 잠수함의 대(對) 태평양 작전 전진기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포는 청진과 함께 김 총비서의 새로운 구상인 '원양 함대' 구축의 거점이 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북한은 올해 새로 건조한 신형 5000톤급 구축함 중 두 번째 함정인 '강건호'를 신포에서 230㎞가량 떨어진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건조한 바 있다.

청진조선소는 러시아의 극동함대 주둔지인 블라디보스토크와 가까워,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계를 통해 동해와 태평양 일대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시아와 밀착해 해양에서 일본과 미국을 견제·압박한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강건호'에 앞서 서해 남포에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도 새해 초에 동해함대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앞으로 신형 구축함과 핵잠, 전술 잠수함을 주축으로 동해 일대에 새로운 함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