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명수' 양성하는 北…'세계 기억 기록' 경신 성과 선전

北 선전매체 "30·40대가 '두뇌발달교육 이론연구' 열독 중"

북한의 월간지 '금수강산' 12월호. 학생들이 카드 외우기로 기억력 훈련을 하는 사진. (금수강산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다양한 정보를 짧은 시간에 기억하는 '멘탈 스포츠' 발전과 선수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북한의 월간지인 '금수강산'은 12월호에 실린 '기억 명수들을 키워내는 박사'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8월 말 '대학생 기억력 경연'에 참가해 1위를 차지한 양정희 학생의 훈련 과정을 소개했다.

양정희 학생은 지난 경연에서 1시간 '주패기억'(숫자·단어 외우기), '얼굴과 이름 기억', '가상 사건과 연대기억' 등 3개 종목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양정희 학생은 "처음 기억술 훈련을 할 때는 뻐근했다"라고 고된 훈련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장기기억은 1시간 동안 기억하고 2시간 반 동안 상기해야 하는 것으로, 이 기억은 4시간 반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며 "그러자면 완강한 투지와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학생의 지도교원으로 소개된 차영호 김형직사범대학 실장은 북한의 기억술교육계의 권위자로, 과거 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우승컵을 획득하고 지금까지 60여 명의 '기억 명수'를 키워냈다고 매체는 선전했다.

외국어 선생님이었던 차 실장은 세계적인 기억술 교육 실태에 관한 도서를 보고 충격을 받아 해당 교육 분야를 개척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차 실장은 이같은 연구를 토대로 자신만의 '기억술'을 찾아내고 박사 논문으로 주심산(주산법에 기초한 이용한 암산), 기억술, 사유도, 속독에 대한 연구를 종합체계화한 '두뇌발달교육 이론연구'를 발간했으며, 현재 30·40대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애독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주판·속셈·암산 등의 '복고풍' 교육이 북한에서는 여전히 유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아동 두뇌 발달 교육', '두뇌 활용 기교', '학습 능력과 기억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억의 묘술'을 비롯해 차영호 실장이 기억술과 관련해 집필한 교재와 참고서들이 10여 건이라고 매체는 밝혔다.

1991년에 창설된 세계기억력대회(World Memory Championships)는 일종의 두뇌 스포츠 대회다. 대회는 1년에 한 번 열리며 국가별 대표선수들이 출전한다. 세계대회의 경우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이미지, 이진수, 카드, 숫자 역사적 사건, 이름과 얼굴 등을 기억하는 10가지 종목이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