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 현대화·확장 동향 포착"

38노스 "열교환기 6개 설치 정황…폐기물 건물 부지서도 새로운 발굴 작업"

지난 10월 22일 촬영된 위성 영상에 따르면 영변 핵 시설 단지에는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이는 건물이 신축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에는 열교환기 6개가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38노스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현대화와 확장 작업을 진행한 동향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23일 보도했다.

38노스는 지난 10월22일 촬영된 위성 영상을 분석, 북한이 핵 시설 단지에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이는 건물에 추가 확장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영변 해시설 단지 남쪽 구역에 우라늄 농축 활동을 확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기존 50메가와트(MWe)급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사이에, 파란색 지붕 건물이 새로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0월 촬영된 위성 영상에 따르면 이 파란 지붕 건물의 동쪽으로 새로 소형 보조 건물의 외관이 완성됐고, 건물 북서쪽의 소형 보조 건물 근처에는 차량 창고가 추가됐다. 건물을 둘러싼 지면에는 콘크리트 포장 작업이 진행됐으며 부지 경사면은 계단식으로 조성됐다.

이달 13일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파란 지붕 건물에는 '열교환기' 6개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열교환기는 원심분리기를 냉각하고 건물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데 필요한 장치다.

38노스는 핵 시설 단지 내에 폐기물 부지에서도 '반매립형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11일 촬영된 영상에는 해당 부지에 약 20m x12m 크기의 콘크리트 건물이 건설 중이었다. 다른 폐기물 부지와 마찬가지로 꼭대기에 9개의 해치(출입구)가 있었다. 이어 10월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 건물의 측면은 흙으로 뒤덮혀 꼭대기만 노출돼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38노스는 "이 부지의 서쪽에서는 또 다른 지하 저장고를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폐기물의 저장 용량 확장 작업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핵 무기 시설을 공개 방문하며 핵 물질 생산 증대를 지시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추정했다.

38노스는 과거 폐기물 부지 근처에서도 '반매립형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공사 작업이 새로 진행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 건물의 측면은 흙으로 뒤덮혀 꼭대기만 노출되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38노스 갈무리)

38노스는 실험용 경수로(ELWR)의 외관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지난 13일 영상에서는 냉각수 방출이 관찰됐는데, 38노스는 이러한 패턴은 "원자로가 아직 운전 전 시험 단계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10월22일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수적인 150m 길이의 '불화수소(HF) 취급 건물'의 개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38노스는 추정했다. 해당 건물 지붕에 여러 개의 개구부가 부분 개보수, 또는 해체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50MWe 원자로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시작됐으며, 최근 촬영된 위성 사진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원자로 주 홀'(Main reactor hall)도 이동식 크레인으로 해체되고 있다고 한다.

38노스는 5MWe 원자로에서 북쪽으로 3km 떨어진 강 동쪽 기슭에 길이가 서로 다른 약 80개의 파이프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용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댐이나 제방 건설 또는 강둑 보강에 사용되는 파이프 파일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