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문물 차단한더다니…北 PC방에 등장한 '외국 슈팅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2, 콜 오브 듀티 등 FPS 게임 다수"
호전성 높이기 위해 장려?…복제품 만들어 자체 개발이라고 주장할 가능성

북한 화성 컴퓨터 오락관 사용자의 모니터 화면. (엑스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청년들이 올해 평양 화성지구에 개업한 컴퓨터 오락관(PC방)에서 해외 게임 개발사가 출시한 1인칭 슈팅(FPS) 게임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해외 문물 유입을 기피하는 북한이 외국의 게임을 복제해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을 가능성이 3일 제기된다.

최근 북한에 방문한 한 중국인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과 사진에 따르면 '화성 컴퓨터 오락관'에서 게임용 헤드셋을 착용한 북한 청년들이 FPS 게임을 즐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국인은 입장 시 키오스크에서 빈 좌석과 이용시간을 선택하고, '화성 컴퓨터 오락관'이라고 명시된 전용 카드를 기계에 스캔한 뒤 비밀번호 입력을 통해 좌석 선택을 했다.

북한의 화성 컴퓨터 오락관 키오스크 (엑스 'X' 영상 갈무리)

이곳에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2',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3'(Call of Duty: Black Ops 3),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 등 외국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게임들은 영어로 된 버전과 문화어(북한어) 번역 버전, 그리고 중국어 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 스트라이크2'(Counter-Strike 2),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3' 등은 미국의 게임 개발사가,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컴퓨터 비디오 개발사가 만든 게임들이다. 북한 당국이 어떤 경로로 이 게임을 들여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화성 컴퓨터 오락관에서 가능한 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 2)' 모니터 화면. (엑스 'X' 갈무리)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고 이를 국가적 업적으로 포장하는 북한이 청소년들의 호전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게임의 복제품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이를 자체 개발했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7년 대외 선전용 매체인 '아리랑메아리'는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는 FPS 게임인 '미국놈 사냥'(Hunting Yankee)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목대로 적으로 등장하는 미군을 제압하는 내용의 선전용 게임이지만, 그래픽이나 게임 구성 등에서 외국의 게임과 비교해 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화성 컴퓨터 오락관에서 가능한 해외 게임 목록. (엑스 'X' 갈무리)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 9월 '화성 컴퓨터 오락관'의 내부 모습을 선전하면서 모니터 화면을 흐리게 처리해 노출을 막기도 했다.

이 오락관은 '평양 뉴타운'으로 불리는 화성지구 3단계 구역에 만들어진 현대식 편의 시설 중 하나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월 준공식에서 아직 개장 전이었던 이곳을 점검하며 '북한판 PC방'의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화성컴퓨터오락관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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