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는 안 보이네"…북한에도 들어간 '짝퉁 팝마트'

인기 캐릭터 '디무' 랜덤박스 판매…공식 몰 디자인과 차이
레고, 토미카 등도 판매…평양 고위층 자녀, 유학생 대상 영업 추정

북한 '낙랑애국금강관'에 판매되고 있는 짝퉁 팝마트(POP MART)의 피규어 디무(DIMOO). (중국 SNS '샤오홍슈'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의 대형쇼핑몰 장난감 코너에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글로벌 완구 기업 '팝마트'(POP MART)의 피규어가 21일 포착됐다.

북한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대학생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대형쇼핑몰 '낙랑애국금강관' 6층에 있는 장난감 코너에 팝마트의 인기 캐릭터인 '디무'(DIMOO) 피규어 랜덤 박스가 28달러(한화 약 4만 원), 42달러(약 5만 9500원) 등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팝마트에서 가장 유명한 건 '라부부'라는 캐릭터지만 이 유학생이 올린 게시물에는 '짝퉁 라부부'의 모습이 보이진 않았다. 이곳에 진열된 팝마트 랜덤 박스에 프린트된 '디무'의 머리색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같은 모델의 것과는 다른 것으로 보아 대부분 제품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베낀 복제품이나 유사품으로 추정된다.

팝마트의 공식 몰에서는 같은 모델의 피규어가 단품 1만 5000원, 시리즈 박스는 18만 원에 판매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 '낙랑애국금강관'에 판매 중인 '레고(LEGO)' 제품들. (중국 SNS '샤오홍슈' 갈무리)

아울러 이곳 장난감 코너에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레고'(LEGO) 장난감도 진열돼 있다. 북한은 그동안 정품 레고를 모방한 '상명'이라는 자체 브랜드의 블록 장난감을 판매해 왔는데, 'LEGO' 로고가 그대로 박힌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낙랑애국금강관이 처음으로 추정된다. 이 제품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통해 유입된 정품일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일본 장난감 전문 기업 '타카라토미'가 판매하는 미니카 브랜드 '토미카'도 18.4달러(약 2만 6000원), 22.2달러(약 3만1500원)의 가격으로 판매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낙랑애국금강관은 수입 물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쇼핑몰로, 평양의 고위급 자제들과 해외 유학생들 등이 주요 고객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중국 유학생이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쇼핑몰의 1층 마트에는 일본과 중국에서 들어온 수입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또 쇼핑몰 3층에는 '이케아'를 모방한 매장과 이케아식 가구가 배치된 푸트코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매장 '리저브'를 흉내 낸 커피숍 '미래 리저브'도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270호, 2371호, 2375호 등에 따라 모든 회원국들이 북한 개인 및 단체와의 모든 기존 또는 신규 합작 투자를 금지할 것을 규정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북한과 합작 사업이나 협력체를 운영할 수 없다.

북한은 또 외부 문물을 차단해 체제 결속력을 높이는 통치 방식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와 별개로 '높아진' 인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출처를 밝히지 않은 각종 유사품을 제작해 '현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평양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체제에 순응적이고 충성심이 높은 주민들로 구성돼 있어 '외부 문물'에 대한 개방 기준도 다를 것으로 보기도 한다.

북한 낙랑애국금강관 외관 모습. (중국 SNS '샤오홍슈' 갈무리)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