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신무기…그리고 주애, 북한 '노동당 창건일' 관전 포인트
"0시 열병식" 유력…대규모 야간 퍼레이드 가능성
주애, 다시 주석단 오를까…'후계 구도' 상징적 시험대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 고위 인사의 방북, 최신 전략무기 공개 여부, 그리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의 주석단 등극 등이 핵심 관전 요소로 꼽힌다.
8일 북한 매체와 중국 외교부 발표를 종합하면 중국 측에서는 공식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9일부터 11일까지 평양을 공식 방문해 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2019년 이후 북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중국 인사로,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단절됐던 북중 정상급 교류의 복원을 의미한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다.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도 평양행을 확정했다.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사회주의권 핵심 국가의 지도부가 한꺼번에 평양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반(反)미 연대'의 장으로 연출하며 외교적 고립을 돌파하려는 메시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은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0시 전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위성사진과 관영매체 예고를 종합하면, 참가 병력과 장비의 규모는 최근 수년 사이 최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정부 수립일이나 당 창건일 등 정치적 상징성이 큰 날에 야간 퍼레이드와 조명 연출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화려한 조명 및 음향 연출과 신형 무기 전시를 결합할 전망이다.
김 총비서가 식전 무기전시회에 등장해 참모들과 전략무기를 점검하거나 지시하는 장면이 공개될 경우, 이는 단순한 행사 연출을 넘어 첨단 무기체계의 '실전 운용 능력' 과시용 메시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관심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 여부다.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10월 말 시험발사한 ICBM 화성-19형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를 개량한 ICBM인 화성-20형도 개발 중이라고 밝혀,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화성-20형의 실물을 공개하며 '위력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시험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지난 3월 발사한 신형 지대공미사일, 지난 1월 시험발사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등 신무기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열병식 주석단에 김 총비서의 딸 주애가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도 주목된다. 주애는 지난 2023년 9·9절 열병식에서 김 총비서와 함께 주석단에 올랐으며, 군 장성들이 무릎을 꿇고 경례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차세대 지도자' 이미지를 공식화했다. 이후 군사훈련 참관, 경제 시찰, 심지어 해외 일정 동행까지 이어지며 존재감이 꾸준히 확대됐다.
이번 열병식은 외빈이 대거 참석하는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주애가 김정은의 좌우에 자리하거나 외국 대표들과 함께 카메라에 포착된다면 이는 곧 '후계자급 의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 매체가 주애를 호명하며 '사랑하는'에서 '존귀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호칭을 격상해 온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주애가 이번 열병식에서 어떤 위치에 앉느냐가 사실상 후계 구도 공식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비서는 최근 미군의 전략자산 증강에 대응해 추가 군사조치를 예고하며 군사력 과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열병식은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핵보유국으로서의 자신감과 북·중·러 3각 연대를 동시에 과시하는 복합 신호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빈의 배치, 신무기의 공개 수위, 그리고 주애의 등장은 모두 그 신호를 해독할 핵심 단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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