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공은 北에…美, '비핵화'보다 관계 정상화에 집중할 듯"
한국국방연구원 보고서 "트럼프, 종전선언 등 정치적 상징 추구할 것"
"중·러 협력 등에 업은 北, 미국과의 대화에 '인센티브' 없다고 느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총비서는 미국이 '비핵화'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조건을 내걸었는데, 미국도 비핵화보다는 북미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22일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이수훈 대외협력실장과 함형필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이날 공동 작성한 '트럼프 행정부 2.0의 국방전략기획, 동맹 및 대북정책 방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상징을 우선적으로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대화 추진 목표는 비교적 명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한국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다만 북한은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북·러 협력, 북·중·러 협력 등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외교적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공은 이미 북한 쪽에 넘어가 있다"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경제·군사적 지원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향후 협력 확대의 물꼬를 넓힌 현 상황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과 대화할 '인센티브'가 없어 보인다"며 "나아가 북미 대화 재개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역이용해 협상을 거부하며 몸값 올리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워싱턴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동결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거나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하는 등 '스몰딜'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종의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기반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 등 개인의 치적에 큰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1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비핵화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과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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