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韓 민주주의 양극화 해소 없인 남북 공존 불가"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등 양극화 여전히 심각"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의란 무엇인가'·'공정하다는 착각' 등의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남북 평화 공존을 위해선 한국 민주주의 내부의 양극화된 분열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샌델 교수는 18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공존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2025 국제 한반도 포럼(GKF)'에서 "남북 공존을 논의하려면 국내(한국) 민주적 공존 역량을 복원해야 한다"면서 "민주적 양극화를 완화하지 않고는 남북 간 공존도 진전될 수 없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샌델 교수는 공존을 △전쟁과 폭력이 없는 최소한의 공존 △서로 다른 체제와 가치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상호존중에 의한 공존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책임과 정체성·목표 등을 나누는 공동체적 공존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샌델 교수는 현실 민주주의에선 두 번째 상호존중 단계의 공존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나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태, 한국 내 사법부 공격 등을 언급하며 "최소한의 공존조차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는 "한국이 해방 이후 이룬 경제적 성장, 1987년 이후 민주주의 정착, K-컬처의 문화적 성공은 세계적"이라면서 "그중에서도 민주주의는 '가장 불안정하지만 가장 지켜야 할 성취'"라면서 한국 사회의 성공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계엄 해제, 대통령 탄핵 등도 언급하며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불복, 한국 노동자 추방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여전히 위태롭다"라고 평가했다.
샌델 교수는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 "가장 심각한 것, 가장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민이 아닌 사람들을 해외로 추방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최근에 배터리 공장을 찾은 한국의 수백 명의 사람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이들을 구금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 중 '한반도 와 동북아 평화공존의 길' 세션에서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에서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여러 제언이 나왔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 파운데이션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을 두고 "3자 협력의 본질은 블록 정치가 아니"라면서 "불확실성 시대에 집단적 문제 해결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이 도전과 기회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공동의 제도적 역량을 제공하고 더 넓은 지역에서 실용적 관여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학교 명예교수는 한중일 3자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는 지역 협력의 귀중한 틀로 상호 신뢰 구축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한미일과 한중일이라는 두 개의 소다자 틀이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 체계로 발전한다면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하고 지역 분열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칭궈 베이징대학교 교수는 다자협상의 중요성에 대해 "한반도에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다양한 관점과 이해를 고려하기 위해 남·북·미·중·일·러 등 주요 이해당사자들을 모두 참여시키고 남북한에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센터장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주변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러시아는 아시아에서의 팽창주의를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 역시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의 '두 국가론'을 지지하며 "우리는 두 국가론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완전히 다른 두 국가의 통일은 한 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고 장악함으로써만 가능해 이는 참혹한 충돌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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