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등에 업은 北, 다자외교 자신감?…유엔총회에 7년 만에 고위급 인사

日매체 "北, 유엔총회 일반 토의 연설자로 부부장급 파견 조율"
대북제재 완화 압박…핵 보유 지지 얻어 북미 협상 나설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부부장(차관)급 인사를 파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유엔총회 연설에 본국에서 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중국·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는 북한이 자신감을 얻고 다자외교 무대 진출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8일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오는 23~29일 열리는 유엔 총회의 일반 토의 연설자로 부부장(차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부부장급을 파견하는 건 북미 대화가 계속되고 있던 2018년 이후 처음이라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총회에 나올 만한 부부장급 인사로는 외무성 국제기구 담당 김선경 외무성 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북한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자를 부부장급으로 격상한 데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에 참석하며 북·중·러 밀착을 과시한 것과도 연관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정은, 시진핑과 회담서 유엔 직접 언급…"美에 대항하는 다자주의 외교질서"

특히 김 총비서는 직접 '유엔'을 언급하며 다자외교 틀 내에서 우방국과의 관계를 다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총비서는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유엔 등 다자 계기에서 양측의 공동 및 근본 이익을 잘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대북 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우군 역할을 하는 만큼, 북한은 이를 활용해 제재 완화를 압박하는 동시에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북한이 다자외교 무대에서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묵시적 지지를 확보한 뒤, 향후 북·미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 총비서가 북·중·러 3각 구도를 활용해 대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도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공식 언급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유엔총회 고위급 참석을 중단했던 7년 동안 국제무대 발언권은 사실상 미미했다. 2018년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외교 공간도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중·러 3각 구도를 기반으로 다시 다자외교 전면에 나서며,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보이지 않는 플레이어'가 아닌 '능동적 행위자'로 복귀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은 유엔 무대를 통해 미국 중심 일방주의 외교에 대항하는 다자주의 외교 질서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한미 군사훈련 문제나 핵보유국 지위같이 평소에 미국과 관련해 언급해 온 문제들을 보다 명확하게 국제 무대에서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