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단교' 말레이도 만났는데…김정은, '친북' 쿠바·이란은 외면한 듯
중·러 外 말레이·미얀마·베트남·벨라루스 등 정상 대면만 확인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외교 관계를 단절한 말레이시아 총리와 인사를 나눈 가운데,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 정상들과는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5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우연히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을 함께 참관하던 김 총비서를 만나 잠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며 김 총비서와 악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오랜 수교국이자 우호국이었지만, 지난 2021년부터 단교 상태여서 이번 양국 정상의 우호적인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와르 총리는 북한의 "오만함과 도발적 행위가 역내 불안을 초래한다"며 꾸준히 비난해 왔다.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아트마다우 정보팀은 텔레그램을 통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참모총장도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 행사 전 김 총비서를 만나 악수하고 대화했다고 밝혔다.
NK뉴스는 "이번 회담은 불법 활동에 있어 오랜 협력 역사를 지닌 두 권위주의 정권의 현직 지도자들 간의 첫 만남"이라며 "(민 아웅 흘라잉과) 김 총비서의 첫 회담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심도 있는 교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0년대 미얀마 민주화 기간 양국은 교류가 소원해졌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민 아웅 흘라잉이 북한과의 관계성을 유지할 무기 거래를 재개할 길을 열어갈 것으로 NK뉴스는 분석했다.
미얀마는 수십 년 전 북한이 지원한 낡은 무기 체계에 아직도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총비서는 루엉 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도 만났다.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난단'은 김 총비서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이후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의 인연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총비서는 응우옌 푸 쫑 전 베트남 국가주석을 포함한 고위 관리들과 별도로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난단'은 또 양측이 모든 수준에서 대표단 교류를 계속 촉진해 "정치적 신뢰"를 심화하고 양국과 양당, 양국 인민 간의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김 총비서가 열병식 시작 전에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도 벨라루스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강력히 지지하는 인물 중 하나다.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편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번 방중 기간 중 북한과 오랜 기간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정상들과의 회동은 별도의 공개 발표가 없었다는 점을 NK뉴스는 짚었다.
지난 2018년 11월 북한을 국빈 방문했던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보도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실제로 접촉하지 않았거나 만났음에도 보도가 의도적으로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교류 사실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언론은 페제슈키안이 김정은, 푸틴, 시진핑과 함께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다고만 보도했다.
아울러 NK뉴스는 평양에서 교육받은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 그리고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을 지원하는 주요 국가인 라오스의 통룬 시술릿 대통령도 이번 방중 기간에 김 총비서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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