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행원에 군인 없고 경제 인사 대거 포진…북중 경제 협력 강화 시사

러시아 방문 땐 '군사협력' 강조해 軍 수뇌부 대거 동행
이번 방중엔 경제 관료 앞세워 "경제부터 풀겠다" 메시지 내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을 찾으면서 군사 인사 대신 경제 라인 핵심 참모들을 대거 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년여간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경제 부문부터 복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정부가 파악한 김 총비서의 방중 수행단에는 딸 주애를 비롯해 최선희 외무상,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장, 김덕훈 당 경제부장, 주창일 당 선전선동부장, 김성남 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김재룡 당 규율조사부장, 김용수 당 재정경리부장, 김병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도 식별됐다.

반면 군부 인사는 단 한 명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 극동 방문 당시 박정천 군정지도부장, 리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군 수뇌부가 대거 동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 김 총비서는 태평양함대 기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등을 찾으며 군사·우주 협력을 전면에 부각했다.

앞선 방중과 비교하더라도 이번 방중은 기조가 다르다. 마지막 방중인 2019년 1월에는 김영철·리수용·박태성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동행했다.

이번 방중 수행단에 군 참모들이 빠지고 경제 라인 참모들로 채워진 것은 김 총비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북중 간 경협 채널 복원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근 북중 관계는 러시아 변수가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렸지만, 김 총비서가 경제 관료진을 앞세워 방중하면서 "경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전략적 메시지를 시사한 것이다.

결국 이번 방중은 북한이 군사·안보 협력은 러시아와, 경제·무역 협력은 중국과 각각 분담하는 '안러경중'(安俄經中)의 투트랙 외교 전략을 본격화하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중국 경제산업 현장을 직접 시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총비서는 앞선 4번의 중국 방문에서 3번이나 중국 과학기술 시설, 경제 현장을 방문하며 기술·경제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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