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엔 北 노동당 창건 80주년…中 전승절 '복붙'·3각 밀착 재연 예상

러시아는 푸틴 최측근 참석 예고…中 고위급 인사도 초청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성대하게 보낼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내달 행사가 중국의 '전승절'(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4일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신문 지면 6면 중 3면이 관련 소식으로 채워졌으며, 김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걷거나 선 사진이 유난히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신문 2면에는 한 글자의 기사도 없이 북중러 3국 정상이 열병식 관람을 위해 천안문 망루에 오르는 장면과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이들을 뒤따르는 장면, 열병식 주요 장면 등 사진만 대대적으로 실어 중국의 '축제'에 김 총비서가 초대돼 각별한 대우를 받았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다자무대에 복귀하는 계기이자 김 총비서가 집권 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자리였다. 표면적으로는 항일 무장 투쟁을 함께한 주체들이 과거사를 재조명하며 밀착하는 자리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위해 3자가 뭉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될 것이 사실이다.

그 때문에 북한 역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성대하게 준비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를 초대해 3각 밀착의 효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는 우방국의 주요 국가 기념일에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데 이어 북한의 기념일에도 여러 나라에서 찾아오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달라진 외교적 노선을 과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초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 발전 5개년과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고,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제9차 당 대회를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9차 당 대회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10월 당 창건일은 당 대회를 위한 분위기 추동의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 둥펑(DF)-5C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정부는 북한이 중국처럼 군 열병식을 통해 새 전략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과와 북중러 3국의 '핵 연대'를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김 총비서는 중국 방문 전인 지난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이곳에서 개발 중인 신형 엔진을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20형'에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이 전승절 열병식에서 기보유 ICBM DF-5B의 개량형으로 추측되는 DF-5C를 공개한 것과 맞물려 북중러 3국이 '핵보유국 연대'를 하고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5월부터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당 창건 기념일에 중국의 고위급 인사도 초청해 3국의 고위급 인사가 '열병식 주석단'에 오르는 등의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