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 방문서 '경제현장' 참관하나…과학원·제약회사 주목

4번 방중 중 3차례나 경제·기술 분야 현장 찾아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이틀 앞둔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수 많은 좌석이 준비돼 있다. 2025.9.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3일 중국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찾았다. 지금까지의 중국 방문에서 경제 현장을 방문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관련 시설을 참관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1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2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새벽, 김 총비서가 전날 전용열차로 방중길에 오른 사실을 전하며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해 당 및 정부의 지도간부들이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별도의 이날 별도 일정을 소화한 후 3일엔 '메인 이벤트'인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방중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선 중국 방문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외에도 중국 과학기술 시설이나 경제 현장을 방문하며 기술·경제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김 총비서의 지난 2018년 3월 첫 방중에서는 중국 국가과학원, 교통지휘센터 등 연구 및 인프라 시설을 둘러보며 경제·과학기술 분야 현장 답사가 이뤄졌다.

3달 뒤인 2018년 6월에도 베이징 중관촌 농업과학원(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단지)을 방문해 농업과학원에 마련된 재배 실험실을 직접 둘러보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물 재배 시설 등 첨단 농업기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김 총비서는 철도교통통제센터도 찾아 도시 철도 교통망의 운영 관리 시스템을 살펴보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2019년 1월 방중에서도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제약회사 동인당 공장을 방문했다. 동인당은 3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통 중약(생약) 제조 기업으로, 김 총비서의 동인당 공장 방문은 북한의 생약 산업 현대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경제기술개발구는 베이징 유일의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의학 분야 외에도 과학기술에서의 협력을 염두에 둔 행보다.

이처럼 김 총비서의 방중은 외교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의료·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시찰'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분야의 발전 모델을 직접 보고 배우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민생 개선 의지를,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는 효과도 거뒀다.

다만 2018년 5월의 경우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방중했는데, 당시 시 주석과의 회담 외에 별도의 시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방중 역시 일정이 짧다면 별다른 행사 없이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 열병식 참석이 중심 일정인 만큼 외교적 의전 비중이 크기 때문에 추가 참관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했던 북한이 관계 개선을 과시하는 중대 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기술·경제 관련 현장보다는 대사관이나 유적지 참관이 이뤄질 수도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8년 6월 방중 당시 주베이징 북한대사관 방문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