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北 주민도 빙수에 열광…"흐르던 땀 뚝 멎을 것 같아"
北 매체, 거리 곳곳 빙수 매대 선전…"찾는 사람 늘어나고 있어"
2011년 김정일 지시로 빙수 본격 판매…빙과류 다양화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멈출 줄 모르는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평양 시민들도 빙수에 열광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인민을 위한 당의 사랑'으로 평양 거리 곳곳에 빙수매대가 설치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누구나 즐겨 찾는 빙수매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무더위가 지속되는 요즘 수도 시민들이 빙수매대를 찾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문이 전한 사진에는 평양 주민들이 빙수매대에 둘러앉아 각자 '1인 1빙수'를 즐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신문은 "얼마 전 우리가 중구역에 위치한 어느한 빙수매대를 찾았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흥성이고 있었다"며 손님들의 반응을 담았다. 손님들은 "난 팥빙수가 좋더구만. 한 그릇 주시오", "우린 여러 가지 과일을 넣어 만든 종합과일빙수를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제각기 입맛에 맞는 다양한 빙수를 주문했다고 한다.
노인과 청년들은 "한술 입에 넣으면 금시 흐르던 땀이 뚝 멎을 것만 같은 빙수 그릇을 받아안고 웃음꽃을 피웠다"라고 신문은 묘사했다. 봉사자(직원)들은 "최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우리 빙수매대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인민을 위한 당의 사랑이 뜨겁게 깃들어 있다"라고 선전했다.
북한의 빙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고 한다.
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겨울의 추위가 사라지지 않은 때에 벌써 한여름의 무더위를 생각하시고 인민들에게 봉사할 빙수의 원자재 보장 대책부터 빙수 그릇과 숟가락까지 관심을 보이며 뜨거운 사랑을 부었다"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여름철마다 북한 매체에 등장한 빙수 종류는 토마토빙수, 팥빙수, 딸기빙수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인민봉사지도국이 관할하는 여러 봉사매대에서 판매가 된다고 한다. 빙수마저 최고지도자의 '사랑'과 연관시키며 주민들의 사상을 단속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에 빙수가 본격 도입된 세월은 길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북한에서 1980년대부터 대중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선 아이스크림을 '에스키모'로 부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이는 특정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대명사처럼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에서도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말이라고 한다.
평양, 함흥과 같은 대도시 식당에서 오목한 콘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나무 숟가락으로 떠먹는 형태가 최초였고 1990년대 말부터는 장마당에서 판매, 2010년대 말에는 국영 기업이 생산하는 아이스크림을 전국으로 유통했다고 한다. 2022년 10월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로 '대성산아이스크림공장'을 준공하며 맛과 모양이 다양해진 빙과류를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대성산공장은 10여 가지 고품질 아이스크림과 20여 가지 일반 아이스크림을 생산했다. 포도 맛, 녹차 맛, 망고 맛 등이 적힌 컵 아이스크림과 판다처럼 생긴 모양의 아이스크림 바 등이 각종 홍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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