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서 열던 북중 기념행사, 관계 풀리자 고급 호텔에서 열렸다

NK뉴스, '북중 상호방위조약 체결일' 리셉션 사진 입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과 중국이 북중 상호방위조약 체결일을 맞아 중국 베이징의 고급 호텔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북한 측에 유엔 제재 대상일 수 있는 고급 호텔 행사를 허용한 것은 최근 냉랭했던 양국 관계가 정상화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NK뉴스에 따르면 '중조(중북)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4주년(7월 11일)을 기념하는 이 행사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고급 호텔 체인 켐핀스키 호텔의 베이징 얀샤 센터(Beijing Yansha Center)에 위치한 플래그십 호텔에서 열렸다.

행사 사진을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고급 세단으로 보이는 검은색 차량이 호텔 앞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차량에는 북한 인공기와 함께 외교 차량 번호판 "133001사(使)"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이 북한 대사를 지칭하는 한자라고 NK뉴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켐핀스키 호텔이 해당 행사로 벌어들인 수익은 북한의 금지된 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대체 자산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21호 결의안을 포함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왕둥밍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중국 정부 기관 및 단체의 고위 간부들, 그리고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 등이 연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구체적인 행사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전문가이자 미중 관계를 연구한 조지 H.W. 부시 재단의 이성현 수석연구원은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국제 호텔에서 북한과의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특이하면서도 대담한 일"이라며 "이전엔 주로 북한 대사관 구내에서 기념행사가 열렸기 때문에, 이번 행사는 베이징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이번 리셉션에 참석한 왕둥밍 부위원장의 직위가 2023년 리셉션에 참석한 펑칭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동일하며, 이는 북중관계가 지난해 침체기를 겪은 후 회복 중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허핑 전국 정협 전국위원회 외사위원회 주임이 참석했으며, 북한도 최고인민회의 조중우호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 주빈으로 나서 참석자의 격이 다소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북한과 중국은 1961년 7월 11일 '한쪽이 몇몇 동맹국의 침략을 받을 경우 전쟁 상태로 바뀌는 즉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 등을 담은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뒤, 매년 이를 기념하는 연회를 개최해 왔다.

youmj@news1.kr